이번 주간에 유아세례와 입교 및 세례를 위한 준비모임을 가졌다. 유아세례는 내가 그 가정을 방문해서 살아온 얘기도 듣고 준비해간 성경말씀을 나눈다. 이번에 두 가정이 유아세례를 받아서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각각 방문을 했다. 유아세례 준비하는 과정은 자녀를 어떻게 믿음으로 키울 지에 대해서 가르치는 부모세미나 같은 시간이다. 하나님께서 가정을 만드신 목적, 자녀양육의 목표,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나눈다.
입교와 세례는 네 번에 걸쳐서 주중에 모임을 갖는데 대상에 따라서 가르치는 내용을 달리한다. 첫모임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는지 듣고 내가 준비한 ‘묵상을 통한 하나님의 음성듣기’와 ‘구원 간증문’ 작성요령을 가르친다. 성경은 로마서를 여러 차례 읽어오게 해서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 묻고 답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번에 신청한 두 명은 신앙의 기초가 필요한 것 같아서 남은 세 번의 만남에서 성경공부를 할 생각이다.
목회자들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유진 피터슨 목사님이 성도들을 찾아가서 위로와 권면을 할 때 어떤 말을 전달해야 할 지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에 함께 하고 계시기 때문에 권면할 거리를 내가 준비할 필요가 없이 그들의 삶에 이미 하나님의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이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들을 보는 눈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목회자가 그것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도우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주간에 유아세례 받는 가정과 입교 및 세례를 받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에 어떻게 역사해 오셨는지를 듣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역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은 그들의 가정과 삶에서 일하고 계셨다. 그래서 성도의 교제는 하나님께서 살아서 역사하시는 손길을 듣고 확인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하나님이 우리 삶에 일하시는 방식이 마치 007작전과 같이 너무 은밀해서 자세히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잘 눈치 채지 못한다. 그래서 뭔가 요란하게 혹은 누가 봐도 확실하게 대단한 능력으로 그 하시는 일을 드러내어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대한다면 많은 경우 실망할 것이다. 결정적으로 그렇게 하실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분의 행동은 은밀하시다. 그렇게 하시는 이유는 우리를 철저하게 돕기는 하되 우리의 건강한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엄마 치맛바람으로 키워진 마마보이, 온실 속 식물처럼 가냘프게 키우기를 원치 않으시다. 그래서 그분은 그분의 지혜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우리를 도우시는 편을 택하신다. 하나님은 정말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면서 우리를 철저하게 돕고 계신다(시 121편).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리시라”(마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