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교회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다른 종교와 비교해서 우리의 믿음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할 때 이 말을 한다. 그러면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우리의 선행이 아닌 예수님을 믿어서 구원을 받으니까. 혹은 우리가 창조주를 찾아간 것이 아니고 그분이 우리를 찾아오셨으니까. 아니면 인간이 깨달은 바를 모은 경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계시한 말씀인 성경을 가지고 살아가니까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 우리 기독교의 특징을 잘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교회 내에서 우리 신앙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 말을 쓰는 경우는 어떤가? ‘진짜 믿음이 아닌 종교생활을 하지 마라’, ‘종교의 영을 몰아내야 한다!’ 교회를 다니면 대부분(?) 예수를, 하나님이 날 찾아오셨다고, 성경이 그분의 말씀이라고 믿을 텐데 왜 이런 말을 할까?
이 차이를 잘 이해하려면 신약성경이 기록도 되기 전 초기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된다. 물론 이 둘의 차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안 믿고의 큰 차이이지만, 둘 다 참되신 하나님을 믿었고, 그분이 주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랐다.
요 몇 년간 율법과 복음, 율법적인 신앙형태와 복음에 합당한 생활의 차이에 대해서 많은 묵상을 했다. 왜냐하면 의외로 많은 신자들이 교리와 삶 사이의 심각한 괴리감으로 괴로워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다. 다들 열심히 교회를 다니고 진짜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자들인데도 죄책감과 해도 잘 안 된다는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진짜(?)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지난주에 몇 년간 우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한 자매와 식사를 하면서 우리교회에서 신앙생활하면서 좋았던 부분을 듣게 되었다. 대학시절에 성령을 강조하는 교회에서 기도 중에 방언도 받고 뜨겁게 예수님을 만났단다. 그 이후에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인이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워가면서 정말 그대로 살려고 해 왔지만 그게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으로만 다가왔지 실제로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는지를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꿈이있는교회에서 신앙생활하면서 ‘지금 현재 여기서 내 안에서 지속적으로 그렇게 살 수 있도록 후원하고 은혜를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집중하게 해 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주님과 매 순간 개인적으로 교제하며 살아가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어렵게 느껴지는 예전의 직장으로 돌아가지만 다르게 살아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한다고 했다.
그 자매의 고백을 들으면서 지금 내 안에서 역사하시는 주님과 동행하는 삶이 종교인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그렇게 보면 참 오랜 기간 교회에서 ‘예수님을 바로 알자’, ‘예수 그리스도, 그 인격을 가까이 하자’고 외쳤던 것 같다. 지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서 간격을 낼 수 있지만, 인격을 갈망해서 그분과 교제하는 것은 매일 매 순간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예수님을 믿어왔어도 종교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