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학업을 위해 런던에 처음 도착하여 맞은 첫 주일에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한인교회였던 꿈이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었습니다. 영국 땅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드렸던 첫 예배 이후 한동안 영국 교회에 출석하다가 2년 뒤에는 하나님을 잘 모르던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하는 첫 예배를 다시 꿈교회에서 드렸고, 학업을 마치고 귀국했다가 결혼 후 런던으로 다시 돌아온 2014년의 가을에는 부부로서 드리는 첫 주일 예배를 드리며 꿈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하였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올해 우리 부부에게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자녀 유민이와의 첫 주일 예배 또한 우리 교회에서 은혜 가운데에 드릴 수 있었습니다.
10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런던과 리즈, 서울, 그리고 만체스터를 오가며 많은 교회를 전전하고 때로는 열정적으로 예배를 드리다가 때로는 방황하며 예배의 소중함을 잊었을 때에도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저희 부부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예배 가운데로, 그리스도의 몸 된 귀한 공동체로 늘 인도하셨습니다. 특히 공동체에 속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던 남편이 꿈교회 부부셀의 지체들이 오랜 시간 함께 중보기도하며 사랑으로 섬겨 주셔서 공동체 안에서 마음을 나누고 함께 예배하는 것을 기꺼워하게 되기까지 하나님의 인내와 사랑, 은혜가 크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유민이의 유아세례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되돌아보게 된 것은 바로 우리의 예배였습니다. 부부로 동행한 지난 5년 간 연약하고 방황하던 우리를 주님이 가장 강하게 붙드시고 나아가야 할 바를 알려주셨던 것은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드렸던 예배를 통해서였습니다. 또한 런던을 떠나 만체스터에서 지냈던 2년 반의 시간은 예배와 공동체가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처럼 예배를 통해 우리를 더욱 하나 되게 하시고 영육에 필요를 채우시는 주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온 남편이기에, 비록 아직 본인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지만 유민이를 주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예배하며 주의 말씀으로 양육할 것에 동의하고 유아세례를 통해 부모로서 우리의 약속과 믿음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동의해 주었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유민이를 만나기까지 많은 날들을 기다리고 기대하며 기도로 준비해 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은 초보 부모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부족함과 약함을 인정하고 유민이를 하나님께 온전히 맡겨 드리고 우리는 부족한 모습 그대로 그저 아이의 손을 잡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는 것에 헌신한다면, 지금껏 우리에게 그래 오셨듯 주께서 유민이의 인생을 책임지시고 만나주실 줄을 믿습니다. 시간이 흘러 유민이가 주께서 보시기에 아름답고 사랑스런 청년으로 자라나 유민이의 예수님을 만나고 내 주라 고백하는 감격적인 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아이를 기도로 돕고 말씀을 양식 삼아 하나님의 은혜를 붙들며 사는 부모가 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