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족셀 남편들과 마태복음 8~11장까지를 나눴다. 예수님의 기적들을 소개하고 제자들을 전도 보내면서 하신 주님의 말씀이 나온다.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배낭이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복음을 위해서 삶을 단순화 시키라는 말씀이다.
오늘날은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정작 옳고 바른 정보를 더 알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버렸고, SNS 사용이 늘어나면서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전화하는 것과 직접 얼굴을 보며 교제하는 것을 꺼려하게 만듦으로 교제의 깊이는 더 약해졌다. 수평으로 넓게 퍼지기는 했지만 수직적으로 깊이는 약해진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 삶을 깊이 없게 만드는 많은 일과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깊이 한 우물을 파서 신선한 생수를 마시기 위해 너저분한 삶의 잔가지들을 쳐내어야 한다. 즉 삶을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에 주님과 독대하려는 열망이 커서 광야를 찾다보니 내 삶의 스케줄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주님과 독대하기 위해선 자기 삶을 고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고독은 ‘외로움’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는 고지이다. 외국에서 목회하면서 가뜩이나 사람이 그립고 외로움도 타는데 그렇게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요 최근에 몇 분의 목사님들이 당신이 참여하고 있는 소그룹 모임에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물어오셨다. 부족한 나를 같이 하고 싶은 목사로 봐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더구나 다른 모임도 아니고 말씀을 서로 연구하고 나누는 모임이니까 개인적으로 정말 가고 싶기도 하다. 언젠가는 그 모임들에 참석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정작 주님과 독대하려는 수직적인 우물파기가 드뎌 질 것 같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매월 한 번 씩 있는 목회자 순회 기도회에 참석해서 교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이런 단순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교회만큼 행사가 별로 없는 교회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모임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단순함이 우리 공동체로 하여금 본질에 더 충실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예배에 목숨 걸게 하고, 스카이프를 이용하든지 아니면 직접 만나서 성경을 읽고 나누고 또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풍성한 모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선교라는 우리의 비전에 더 마음을 모으게 만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