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 마지막 날 아침이었다. 식사를 하는데, 학교 식당 관계자가 다가와 대뜸 물었다. “당신이 여기 책임자죠?”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아이들이 나 모르게 무슨 사고라도 친 걸까?) 그런데 이어진 말은 뜻밖이었다. “여기서 일하면서,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의 바른 아이들은 처음 봐요.” 연신 칭찬이 이어졌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솔직히, 조금 뿌듯했다.
지난 사흘, 서른일곱 명이 중고등부 수련회를 위해 런던 외곽의 신학교에 모였다. 열아홉 명의 중고등부 아이들, 찬양으로 예배를 섬긴 청년 선생님들, 열한 명의 교사와 섬김이들. 아침 묵상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기도회까지, 2박 3일이 야속하게 짧았다. 맛있는 치킨과 피자가 기다려도, 아이들은 기도의 자리를 쉬이 떠나지 않았다. (그 모습을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수련회 둘째 날 아침,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마음에 한 문장을 새겨 주셨다. ‘하나님이 기억되게 하라.’ 신명기였다. 가나안에 들어가거든 광야에서 베푸신 은혜를 잊지 말라 하신 그 말씀. 교사들과 함께 뜨겁게 기도했다. 우리의 섬김과 헌신은 잊혀도 좋으니, 다만 아이들이 훗날 2026년 여름을 떠올릴 때, ‘그때 나를 만나 주신 하나님만 기억하게 해 달라’고.
이 사흘은 수많은 손과 무릎 위에 세워졌다. 매일 아침 수련회를 위해 손 모아 기도해 준 모닥불 묵상 팀,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금식으로 준비한 교사들. 멀리 수련회 장소까지 간식을 들고 달려와 준 분들도 계셨다. 이영주 목사님과 임미옥 사모님·여준이, 이영훈·김은애 집사님, 문요한·민혜영 집사님, 이중원 형제·최지선 자매, 박지용 집사님·서진홍 선생님, 김성은·정성훈·손주연 선생님. 자정이 넘도록 아이들과 함께 무릎 꿇어 주셨다. 수련회가 끝나기 무섭게 영국 생활을 매듭짓고 한국으로 돌아간 두 청년 선생님까지. (이 글은 못 보겠지만, 주님이 그 앞길을 선히 이끄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사흘 내내 아이들 곁을 지킨 천사들이 있다. 박우일 목사, 조나단, 박진, 김시온, 최주영, 최종임, 정청경, 서희성, 나혜원, 배지우, 이안, 주나래, 이예진, 이가진, 김동연, 이준혁. 그리고 부족한 나까지, 열일곱 명. 이 사랑을 아이들은 다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을 닮아갈 것이다. 모두 고맙습니다. All for God’s Gl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