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그런가? 한국이 그립다. 16년 영국에 살면서 네 번 한국을 방문했다. 우선 식구가 많다 보니 비용이 만만찮고, 또 목회하면서 자리를 비우는 게 쉽지 않아서였다. 다들 처음오면 그렇겠지만 어럽게 가족들이 여기에 정착하고 교회도 열심히 사역하면서 너무 한국이 그리웠지만 6년 만에 새 아버지가 위독하다고 연락이 와서 갔었다. 그 다음엔 결혼식 주례와 조카 결혼 때문에 갔었고, 네 번째는 큰딸 여경이 결혼식이 있어서 갔었다. 그러니까 특별한 일이 있지 않으면 잘 가지를 못했다. 그렇다고 영국이나 유럽을 다녀본 것도 별로 없고, 참 바보같이 살았다.
그런데 이번 주에 혼자 한국을 3주 계획하고 간다. 가도 열흘 아니면 2주 정도 계획하고 갔었는데 처음으로 길게 잡았다. 그동안 함께 인도 선교를 해온 Gap 선교회 소속 미주와 한국의 목회자들과 관심 있어하는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컨퍼런스를 한국에서 가지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선교사처럼 인도선교를 함께 해 오신 목회자들인데 이렇게 다같이 만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임헌수 목사님, 한홍 목사님, 송태근 목사님도 여기에 소속되어 있어서 스피커로 서신다.
컨퍼런스 전에 이제 건강을 신경 써야 할 나이라 한 주 먼저 들어가서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주는 20년 이상 뵙지 못한 거제도 고모님들을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한 살 때부터 부모 없이 할머니와 같이 살았으니 그때 십대의 나이였던 고모가 나를 업고 다니면서 놀림도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이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일정이 짧아서 뵙지를 못했는데, 다들 연세가 많으셔서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 거리가 멀어도 꼭 찾아뵈야 할 것 같다.
오래간만에 가다 보니 만날 사람은 많은데 이미 정해진 스케줄을 빼면 시간이 많지 않아서 빈 날짜와 시간에 우선 연락이 되는 사람부터 스케줄을 짜고 있다. 아내는 자꾸만 한국을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또 언제 가겠냐며 이왕 간 김에 한 주 더 연장해서 사람들을 충분히 만나고 오라고 한다. 하지만 가족이 다 가면 모를까 혼자서 그렇게 오래 가정과 교회를 비우는게 미안해서 그래도 괜찮은 지 잘 모르겠다.
다섯 아이를 두다보니 아무래도 신경쓸 일이 많고, 교회 사역도 힘들기보다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이 많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하고 싶거나 꼭 해야 할 것 같은 사역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잘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들이 있다보니 숨돌릴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컨퍼런스 때문에 가는 것이기는 해도 이번 한국 방문이 나에게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요한 교회사경회도 은혜 가운데 잘 마쳤고, 6월에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교회연합회와 교회도 여러 중요한 행사들이 시작되기 전에 그 틈에 한국에 다녀오려고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 성도들이 각자의 자리를 잘 지켜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나의 계획된 일정과 특별히 설교를 요청한 교회들(삼일교회, 광명 서광교회)을 방문해서 예배할 때 꼭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생각하며 기도해 주시면 좋겠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들, 한국 잘 다녀올게요!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