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되었을 때 28살이 되면 인도에 가겠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올해 28살이 되고 그 생각을 잠시 잊고 지냈는데 교회주보에 ‘인도단기선교모집’ 광고를 보고 내가 이렇게 인도를 가게 되려고 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난생 처음 가는 선교이기에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어 주변사람들에게도 중보기도를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게도 걱정했던 비용도 채워지고 중요한 학업일정도 기가 막히게 조정이 됐습니다. 그렇게 많은 기도를 채워가며 인도 선교에 임할 준비를 했습니다.
출발당일 이전부터 조금씩 있었던 사단의 공격으로 출발하면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가까스로 도착한 곳에서의 사역 역시 어느 하나 쉽게 흘러가지 않고 많은 방해를 받았습니다. 다른 조들과는 달리 우리 조가 만난 현지사람들은 산만하고 복음전하는 중간에 나가버리기도 해서 너무 기도 준비 없이 와서 이런가 싶어 참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하루는 인도 내에서 멸시 받는 가장 낮은 계층만 사는 지역을 갔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외국인을 봤는지 신기해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마스테(how are you?)만 100번 이상 주고받으며 신발도 신지 않은 채로 먼저 다가와준 그 동네 아이들이 가장 눈에 밟혔습니다. 인솔자가 시간이 없다 해도 우리가 고집스럽게 더 있었다면 다 기도해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 컸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가진 묵상과 밤마다 나눈 사역들을 통해서 주님은 각자 다르게 사용하신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안강희 목사님께서도 선교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계획안에서 그분이 친히 이뤄 가시기 때문에 가서 그들에게 예수님을 마음에 심어주고 오기만 해도 큰일이고, 설사 당장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하나님이 후에 그들을 만나주실 것이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선교 중에 우리가 겪은 어려움과 안타까움은 오히려 우리를 하나 되게 하고 또 더 간절하게 기도하게 만들어주었고, 다른 조와 다르게 소수로 많이 만났기 때문에 오히려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일일이 안아주며 눈물로 기도해 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아니어도 신이 많으니 나는 영접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우리가 자리를 떠나는 순간에 다시 나타나 끝까지 웃으며 배웅해주셨던 할아버지, 8년간 아이가 생기지 않았는데 꿈에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우리가 사역하러 간 그날 세례를 받겠다고 결심한 부부, 그 더운 날씨에 이유 모를 전염되는 피부병을 앓아 두꺼운 모자와 모포를 두르고 해맑게 웃었던 아이, 우리 눈을 보며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자기 이름은 밝히지 않아도 가족이름은 또박또박 말하던 아이, 말도 통하지 않지만 끌어안고 뜨겁게 기도했던 아주머니까지 하나님을 알던 모르던 상관없이 이미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번 그들을 만나고 돌아왔지만 그들 곁에는 하나님을 영접하고 이웃을 전도하기 위해 항상 기도에 힘쓰는 든든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쌓여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 안에서 그들을 만나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이 짧은 사역의 시간동안 그 크신 사랑과 은혜를 더 많이 받고 알아갈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