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 역시 팬데믹이 되고 나서 교회 사역이 더 많아졌다. 작년 3월부터 모든 예배와 모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새로 시작하고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교회 건물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집에서 실황예배를 드렸는데, 방송송출과 관련된 장비와 프로그램을 계속 우리 상황에 맞춰서 업데이트시켜야 했고, 모든 미팅을 zoom으로 해야 했기 때문에 그 사용법도 익히고, 기타 치며 찬양까지 하려니 음향까지 신경 써야 했다.
개인적으로는 영상이 주류가 된 시대가 열린 것 같아서 영상편집은 운전처럼 기본이 될 것 같아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지만, 이왕 하는 것 영화감독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다빈치리졸브를 여러 채널을 보면서 자습해서 간단한 편집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대외적인 사역도 런던과 같은 대도시 내에 다양한 디아스포라 교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Diaspora Network Alliance(DNA)라는 단체를 세우는 Steering group 멤버로 섬기고 있다. 현재까지 Vision, Mission, Strategy 등을 서로 토의하면서 만들어왔고, 머잖아 다양한 민족의 교회 목회자들이 모여서 교제와 협력을 해 나가고, 다음 세대들도 연합해서 영국의 재 복음화와 도시 내 미전도 종족 교회를 개척하는 일까지 이뤄지길 바란다. 이 일에 더 잘 준비되기 위해서 선교사님 몇 분과 디아스포라 선교와 관련된 책을 나누는 모임을 매주 아침 7시에 갖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꾸준히 후원해 왔던 인도 사역자들과도 온라인으로 교제를 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직접 방문하는 것 외에 그들을 만난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건데, 이번 팬데믹이 선교지와의 간격을 없애버렸다. 그래서 앞으로는 물질이나 단기선교 외에도 꾸준히 온라인으로 목회자들을 만나서 격려하고 목회와 관련된 도움을 주려고 한다.
우리교회 내 사역도 코로나 상황에 따라 계속 새로 결정할 일들이 있고, 힘들어하는 성도들을 생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Cafe Talk와 같은 온라인 모임도 시도해 보고, 특히 같은 직업과 전공을 가진 성도들이 서로 만나서 위로해 주고, 장차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을 교회 내에 시스템화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변화에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적응해 가야 하고, 거기에 사역까지 교회 안팎으로 새로 시작하다 보니 신경 쓸 일이 많다. 무엇보다 한참 아빠가 놀아 주기를 바라는 막내 여준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대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만 해도 체력적으로 벅찬데, 수고하는 성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토요일마다 집에 초대해서 대접하는 아내를 보면 고마우면서도 안쓰럽기만 하다. 정말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남들보다 더 많이 수고하기 위해선 그만큼 은혜도 더 필요한 것 같다.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