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하게 신경 쓰고 준비해서 1년 3개월 만에 오프라인(대면) 예배를 6월 첫 주부터 시작했다. 다 모이지 않고 예배를 인도하는 15명의 사람들을 포함해서 셀별로 돌아가면서 50명으로 제한해서 예배를 드렸다. 오래간만에 다들 보는거라 너무나 기뻤고 반가웠다. 특히나 온라인 상황에서 등록했던 새가족들은 처음으로 교회당을 찾아온 거라 남다른 느낌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예배를 시작하니까 온라인상으로 예배할 때 보다 더 많은 새가족들이 예배당을 찾아주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온라인으로 예배할 것이면 다녔던 한국교회 예배를 드리지 굳이 낯선 교회의 예배를 참여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주일예배를 시작으로 7월부터는 수요예배까지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화요일에 예배를 함께 열심히 섬겨왔던 한 멤버가 NHS 앱 알람이 떠서 혹시나 하는 맘에서 검사해 보니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오게 되었다. 나와 모든 예배진행팀들이 모두 음성으로 나온 것을 보면 교회 외의 장소에 감염이 된 모양이다.
예배 참석한 성도 가운데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그 주변 성도들만 격리하면 되는데 예배를 인도하는 멤버에게 이런 일이 생기니까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할 수가 없었다. 모두 음성이 나왔어도 정부지침을 따라서 10일간 자가격리를 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늘고 있어도 입원 환자나 사망자 수가 적어서 영국 총리는 2주 후에 대부분의 규제를 풀 것이라고 발표해서 오프라인 예배를 더 확대해갈 생각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어떡하나 순간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든 생각은 그동안 이런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는데 그런 일 없이 편안하게 예배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구나, 그리고 지금 상황을 볼 때 이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영국 총리의 말대로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보다 처한 상황에 맞게 확실하게 대처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즘 자주 교회 리더들과 나누고 내 스스로도 되새기는 격언이 있는데, ‘소인배는 자그마한 문제도 대단히 큰 문제처럼 떨들어대지만 큰 인물은 아무리 큰 문제도 자그마한 문제처럼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말이 문제를 가볍게 혹은 대충 덮고 지나간다는 말이 아니다. 정확한 팩트에 근거해서 신중하게 대처하지만 가나안을 정탐하고 돌아온 열두 명처럼 ‘우리는 그들 앞에 메뚜기 같다’는 과장된 자기 해석으로 전체 공동체를 불안케 하지 않고, 갈렙과 여호수아처럼 ‘그들은 우리의 밥이라’는 믿음의 해석으로 모두를 담대히 나아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감사한 것은 위기의 순간처럼 보이는 상황을 만날 때마다 주께서 언제나 내게 침착함과 담대함을 주신다는 것이다. 넘어지면 금세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도리어 이 상황을 더 선한 방향으로 바꾸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올해 예배 때마다 선포하듯이 ’버티는 정도가 아니라 뚫고 지나서 확실히 돌파해 버리는‘ 한해를 우리 성도들과 함께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