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목요일에 Priory Church of England Primary School과 계약을 체결했다. 홀은 예배실로 사용하고 교실 두 개는 주일학교 예배실로 사용하고, 점심시간에는 넓은 운동장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찬양팀 연습은 토요일 오전에 따로 모여서 하게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장소 사용료도 많고 각종 찬양 장비들도 다 새로 구입하면서 지출이 많았지만, 하나님은 미리 아시고 팬데믹 가운데서 복을 많이 주셔서 기쁘게 할 수 있게 해 주셨다. 무엇보다 하나의 교회가 세워진다는 기쁨에 거저 감사했다.
내가 런던에 왔을 2008년에 윔블던과 시내 두 군데에서 주일예배를 각각 드리고 있었는데 그해 가을에 지금 시내에 있는 처소 쪽으로 합쳤었다. 그런데 그 동안 교회에 많은 은혜를 주시고 건강하게 성장해서 이렇게 다시 윔블던에 또 하나의 교회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 감개무량하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사역한 만큼 앞으로 사역하면 은퇴를 생각할 때라 마치 축구경기를 보면 후반전을 시작하는 느낌이다. 전반전을 은혜 가운데 잘 뛰었듯이 후반전도 그렇게 해 주시기를 더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를 받아 순종하며 사역해야 하겠다.
지난 14년의 시내에서의 사역은 주로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사역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주로 부서를 맡으면 청년부를 많이 맡았기 때문에 그것의 연장선처럼 생각되어서 어려움보다 재미있게 사역했었다. 지금도 그 청년들의 활기가 너무 좋고 몸은 50대 중반이지만 마음은 뜨겁게 주님을 만났던 그 20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주로 중형교회에서 사역을 많이 해서 장년부 사역에 대한 경험도 많다. 지금 생각하면 30대 젊은 나이에 연세 많은 장로님, 권사님들과도 친근하게 지냈으니까 남쪽에서 만일 연세 많은 어른들을 보내주셔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구나 지금은 그때보다 20년의 세월이 더 흘렀으니 인생과 신앙의 연륜으로 잘 이해하고 섬길 수 있을 것 같다.
윔블던 예배처소에서 어떤 새로운 일을 하나님께서 행하실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받으려고 한다. 매주 새로운 사람들이 등록하고 또 그만큼 파송을 받는 시내와 달리 남쪽은 장기적으로 함께 할 분들이 많을 것이다. 연령도 청년보다는 장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어쩌면 시내에서 보낸 14년의 세월이 윔블던에서 사역을 잘할 수 있는 준비였는지 모르겠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역할 때는 보다 본질적이면서 원색에 가까운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생을 오래 살아온 장년의 경우에는 더 고려해야 할 복잡한 것들이 많다.
40대 초 젊은 혈기에 열정을 앞세워 사역하다 보니 실수도 많았고, 앞뒤를 제지 않는 센 메시지가 장년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고 때론 무례하게 여겨질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를 튈지 모르는 젊은이들은 고맙게도 오히려 따끔하게 정신 차리게 하는 사랑의 매로 받아주었다. 그렇게 우리 젊은이들이 인내로 나를 받아준 그 세월이 헛되지 않아서 이제 많이 유연해져서 장년들도 잘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다 싶어 다시 윔블던으로 보내신 것 같다. “윔블던, 다시 만나서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