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올해를 돌아보며” – 이서진(김민혁 셀)

작년은 내게 지워버리고 싶은 해였다. 갑작스러운 아빠의 암 3기 진단, 항암치료, 팬데믹에 나라들을 오고가며 격리하고, 인턴생활을 하고, 동생에게 부모 역할을 했어야 하는 상황들. 씩씩하게 지냈지만 힘들었고, 가끔은 좀 버거웠다.

어느새 ‘버티자’라고만 생각했던 시간은 지나고 상황은 다시 원상복귀가 됐다. 아빠는 건강을 회복하고, 나도 영국으로 돌아와서 일상을 되찾았다. 객관적으로 내가 크게 잃은 건 없다. 나는 덕분에 더 큰 회사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고, 아빠는 아프기 전에 운동을 꾸준히 했었어서 금세 건강을 많이 회복하셨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재정비 하셨다.

감사가 나올 것 같아 보이는 시기였지만, 난 한편으로 많이 억울했던 것 같다. 내 주변이나 내 또래들은 생각 없이 살아도 쉬운 길로 걸어가게 냅두시는데, 열심히 헌신하고 살던 나에게는 왜 이런 시련을 허락하셨을까. 머리로 아는 하나님의 사랑과 실망한 마음이 충돌하고,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계속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이런 시련을 통해 내 마음의 분순물을 제거해 주셔서, 내가 내 신앙의 부끄러운 실체를 마주하게 하셨다. 내가 가지고 있던 신앙은 너무 주변 상황과 나에게 의존되어 있는, 하나님이 대상인 참 신앙이 아니었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올해 2023년은 나에게 ‘회복’의 시간이었다. 말씀을 통해 진정한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게 되었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기쁨을 얻었다. 내가 만들어낸 신에게 일방적인 말만 하거나 그분이 내가 짠 상황대로 움직여줬으면 하는 관계가 아니라 살아계시는 하나님이 내 삶에서 역사하시는 것을 보는 한 해였다. 누구보다 괜찮은 척 씩씩하게 살아왔지만 사실 잠을 못 이뤘던 나에게 진정한 평안을 느끼게 해주셨고 오래 동안 교회를 떠나 있었던 언니와 B2를 끝까지 하면서 한 사람을 바꾸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았다.

갈수록 하나님을 더 알아가게 되었고, 꿈교회 공동체를 향한 사랑이 커지게 되었고, 살아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보고 동참했다. 믿음의 동역자들도 많이 생겼다. 사역을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중심으로 섬겼더니 하나님은 나를 통해 일하셨다. 내가 섬긴 분들 중 다섯 분이 B2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거나 다시 알게되었다고 고백했고, 내가 처절히 망쳤다고 자책했던 예배 통역에 은혜를 받아서 꿈교회에 매주 오게 되었다는 외국인 성도의 고백도 있었다. 몇 년 동안 노동이라고만 생각했던 프듀 팀은 더 이상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게 됐고 가족같은 멤버들과 섬기는 시간이 되었다. 모두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물론 완벽하지 않다. 힘든 날, 답답한 날들은 지금도 수없이 많다. 여전히 많이 넘어지고, 난 왜 이렇게 연약할까, 이런 내가 쓰여도 되나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전에는 넘어지면 주저 앉아버리던 시간이 길었다면, 이제는 넘어져도 하나님이 나를 일으켜 주시게 나를 맡기고 다시 하나님을 향해 앞으로 걸어간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나를 책임져 주실 분이시고 누구보다 나를 사랑과 긍휼로 보듬어주시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싶고, 그가 주시는 평안과 기쁨으로 채워지고 싶고, 내 주변 더 많은 이들이 믿음의 고백을 했으면 좋겠다.

아무튼 올해의 키워드는 ‘회복’이다. 하나님이 내 삶과 우리 공동체에 일하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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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