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여호수아는 생각이 깊은 아이이다. 이번 주에 식사를 마치고 “아빠, 카톨릭과 개신교가 어떻게 달라?”라고 물었다. 그리고 긴 대화가 이어졌다. “아빠 생각엔 가장 큰 차이는 자유(freedom)인 것 같애. 당시 카톨릭은 교황과 신부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고 있었고, 사람들은 예식에 참여하면 구원받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무지했어. 그래서 ‘면죄부’라고, 이 종이를 사면 나와 이미 죽은 사람들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믿을 정도였으니까.”
“당시에 성경은 없었어?”
“성경은 라틴어밖에 없었고, 신부들 중에 그 의미를 모르고 주문처럼 외워서 예배를 인도하는 경우도 있었단다. 그래서 마틴 루터가 최초로 독일어 성경을 번역했단다. 그 전에도 다른 언어로 번역한 적도 있지만 도리어 화형을 당했지. 하지만 루터 당시에 인쇄술이 발명되어서 많은 사람들의 손에 성경이 쥐어지게 되었고, 카톨릭 내에서 있으면서 개혁을 원한 루터를 도리어 죽이려고 했고, 자기 군대를 가지고 있던 많은 영주들이 그를 돕는 바람에 일이 커져서 지금의 개신교가 탄생한 거란다.”
“그 후에 흔히들 종교 때문에 전쟁이 많다고 비난하지만, 그 30년간의 유럽내 개신교도와 카톨릭교도 사이의 긴 싸움에서 개신교가 이겼기 때문에 정치 경제 종교 모든 영역에서 소수의 사람에 의해서 모든 것이 통제되던 사회에서, 신앙뿐만 아니라 개인이 자유롭게 일해서 돈을 벌 수 있게 되고, 투표로 통치자도 뽑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거지. 그 덕분으로 유럽이 먼저 잘 살게 되고 그 개신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고, 그 문화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받아들인 일본과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거야. 결국 예수님은 우리를 천국에 보내주시는 분 정도가 아니라 세상적으로 볼 때도 많은 사람들을 가난과 독재로부터 건져내어 개개인에게 자유를 주신 분이신 셈이지.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거란다.”
이 외에도 여호수아가 학교에서 배웠던 타종교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기독교가 정말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스라엘이라는 한 나라의 역사를 통해서 전해져온 기독교와 달리 한 개인 모함메드 입에만 의존하는 이슬람교, 오랫동안 전쟁한다고 아들을 알아보지 못해 실수로 그 목을 벤 것을 알고 코끼리 머리로 대체했다고 하는 그 힌두교의 신은 전혀 신답지 않다는 논리였다.
이 외에도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하나님께서 피조물 중에 유일하게 사람을 자신의 자녀로 삼고자 한 구원 계획을 볼 때 모든 창조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게 분명하기 때문에 지구 밖의 구원자를 바라는 종교로 발전한 외계인 추종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빅뱅이나 진화론과 같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얘기도 나누면서 성경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필요한 내용을 담은 책이기 때문에 ‘누가’ 세상을 만드셨는지에 집중하는 것이고, 과학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사람이 연구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다만 ‘그럴 것이다’라는 추측이 아직 많기 때문에 그것은 지켜보면 되고,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처럼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그런 식으로 만드셨구나 라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했다.
여호수아는 이 대화 후에 루터가 나오는 만화책을 들고 와서 복습(?)을 했다.^^ 어려운 주제들이지만 아들과 진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믿음은 대단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