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알아야 할 것” – 조유진(손석현 셀)

나의 2023 마지막 기도 제목은 “이 짧은 인생에 알아야 할 것을 알게 해주세요.” 였다.

하나님은 내 기도 제목에 응답하시듯 “너는 알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은 하나님이시요..”의 신명기(신 7:9) 말씀을 주셨다. 칼뱅은 “자아에 대한 지식 없이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도 없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 없이는 자아에 대한 지식도 없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모르면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고 하나님을 모르면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것이다.

호기롭게 돌아간 한국에서 코로나 3년, 아름답게만 봤던 세상은 비웃기라도 하듯 친절하게 나를 산산조각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런던에서는 죽음의 끝에서 다시 얻은 젊은이의 삶처럼 그저 살아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 사람들의 소박한 친절에도, 학교 아이들이 꽃잎처럼 팔랑거리며 뛰어와 나를 안아줄 때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어 자꾸 눈물이 났다.

동시에 이제는 누군가 나를 뒤흔들고 해하려 해도 쓰러지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나님이 나를 지켜주시지만 제 몫의 근력운동을 해서 힘을 길러야만 했다. 나도 죄인이고 사람들도 죄인들이기에 그 속에서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 필요를 느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를 지키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했고 나를 알려면 먼저 하나님을 알아야 했다.

그러던 중 함께 섬기고 있는 사역팀 <카바 커뮤니티>에서 친구 한 명을 만났다. 친구는 홀로 고군분투하는 나에게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 같았다. 처음 만나 커피를 마시던 날 “회복”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우리는 함께 북클럽을 만들게 되었다. 책을 통해 회복을 꿈꾸는 클럽을 만든 것이다.

책은 왜 읽어야 할까? 사람은 이 땅에 아주 잠시 머물다 간다. 살아있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들 중 기록과 배움이 있다. 살아있기에 선대가 기록해 둔 것을 읽고 느끼고 배우고, 살아있기에 부끄럽더라도 무엇이든 쓰며 기록을 남겨본다. 독서는 나 스스로를 알게 되는 일이자 다른 이들을 넉넉히 품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넓히는 일이다.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에서는 자신의 영적 성장을 점검할 때 “독서하고 있는가?”를 체크 해봐야 한다고 했다. 독서는 신앙과도 깊은 연결고리가 있다.

2024년 우리 북클럽은 분기별, 월별로 주제를 정해놓고 문학, 비문학을 번갈아 가며 읽는다. 새시작을 위해 1월의 주제는 정리와 청소이고 2월의 주제는 노동과 경제이다. 지난주 목사님께서 언급하신 팀 켈러의 <일과 영성>도 읽을 예정이다. 지금은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를 함께 읽고 있다. 나는 북클럽을 통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의연함을 배우고 싶다. 어떤 이유든 책을 읽고 싶은 분들은 편하게 오셨으면 좋겠다.

작년 하반기 카바와 꿈 교회, 북클럽을 통해 은밀하게 도우시는 모든 순간의 하나님을 느꼈다. 친구는 하나님의 일하심과 회복시키심을 기대한다고 자주 나누었다. 나는 그때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꿈이었는데 2023년이 끝날 때 즈음 나도 그 고백이 나왔다. 나와 하나님을 더 알게 되기를,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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