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약 1:20), “(사랑은)…성내지 아니하며(고전 13:5)
이번 주간에 이영환 원로 목사님께서 재영한인교회 연합회 가을부흥성회 강사로 오셨다. 연합회 임원이어서 집회 전에 다른 임원들과 함께 목사님과 식사하면서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오랫동안 목회를 훌륭하게 하신 분을 만나면 항상 배울 것이 있다.
목사님은 중학교밖에 나오지 않으셔서 열등의식도 많았고 남들보다 모든 부분에 부족해서 강단을 침대 삼아 주무시면서 기도하셨고, 그래도 너무 두려우니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금식을 밥 먹듯이 하셨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은혜와 능력을 주셔서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었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의지가 얼마나 강하신지 하나님께 약속하신 것은 끝까지 순종하시는 분이신데, 70대 중반이 넘어서 몇 년 전부터 영어성경을 외우신다고 하셨다. 그 외운 것을 집회 중에 암송해 주셨는데 그것을 들으면서 ‘참 대단하시다’ 그 생각을 했다.
사석에서 하신 말씀 중에 마음에 닿는 목회 경험 하나를 나눠주셨다. 본인은 성격이 너무 급해서 화를 잘 내는 사람인데 목회하면서 한 번도 성을 내지 않게 된 계기가 있다고 하셨다. 30대에 교회를 개척하고 한참 성장할 때 교회 내에서 당을 짓는 집사님이 있어서 그분을 불러서 말다툼을 하는 중에 화를 내셨다고 한다. 그때 그 집사님이 위의 야고보서 말씀을 인용하면서 진리를 선포하시는 목사가 그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되느냐고 나무랬다고 한다. 순간 그것을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하신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평생을 목구멍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올 때가 많았지만 그 말씀에 순종해서 한 번도 사람들 앞에서 화낸 적이 없었다고 하셨다.
다른 훌륭한 부분들이 많아서도 그렇게 존경받는 목회를 하셨겠지만, 아내와의 관계에서건, 성도들과의 관계에서건 말씀대로 성내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그렇게 사신 것이 크게 도전이 되었다. 이번 주에 고린도전서 13장을 묵상하는 중에 ‘사랑은 성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랑을 정의하는 것 중에 구체적인 예로 언급한 것이어서 새롭게 다가왔다. 산상수훈에서도 예수님께서 바리새인과 서기관보다 나은 의를 예로 들면서 제일 먼저 언급한 것이 형제에 대해서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고(마 5:21-22),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도 백성들 앞에서 성을 내었기 때문이었다.
목사님께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느냐?’고 여쭸더니,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습관이 될 정도로 하면 쉬워진다는 말씀이셨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 편하니까 함부로 말할 수 있고, 교회에서도 늘 가까이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가 쉬운데 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다 교회에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래도 자주 만나니까 마음 상하고 화날 일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를 내면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없고, 제일 중요하고 영원한 사랑도 성내지 않는 것이라고 했으니 그 목사님과 같은 결정을 내리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런 결심을 했어도 어느새 화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나의 못난 모습을 보지만, 목사님처럼 그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그래서 그렇게 하는 것이 쉬워질 정도로 나의 성품의 일부가 될 때까지 헌신하며 살아가야 하겠다. 무엇보다 그렇게 살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날마다 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