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비빔밥 다시 시작”

1421014685689

올해로 목회한지 24년이 된다.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도 맡아서 사역을 해 보았지만 가장 많이 목회한 것은 청년부와 장년부이다. 사역한 교회가 대형교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청년부와 장년부를 겸해서 사역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런던에서도 그렇게 사역하고 있다.

청년들 목회를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도전을 주는 것과 밥을 잘 먹여주는 것이었다. 영적인 양식과 함께 육적인 양식을 함께 먹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예수님께서도 사역하시면서 어디서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셨지만 또 그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셨다. 그분에게 있어서 식사는 단순히 배고픈 것을 해결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과 함께 장차 천국에서 그렇게 잔치를 벌이게 될 것을 예언적으로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었다.

요한계시록 3장 20절에 보면 라오디게아 교회 성도들에게 문 밖에서 두드리고 있는 자신을 문을 열고 영접하면 내가 그에게 들어가서 그와 함께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의 삶이란 풍성한 식탁교제를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청년 목회를 했던 그 교회에 처음 부임한 날 제일 먼저 한 것은 예배 후에 그 청년들을 우리 집에 다 데리고 가서 라면을 끓여 먹여 주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청년부 부장집사님과 의논해서 예배 후에 교회 식당에서 식사를 준비해서 대접을 했다. 반찬 수는 많지 않았지만 매주 메뉴를 달리해서 정말 정성스럽게 청년들을 먹였다. 부장 집사님의 아내와 내 아내 둘이서 처음에는 열다섯 명 정도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수가 많아져서 육칠십 명분의 식사를 준비해서 대접했다. 청년들에게 황금 같은 시간대인 토요일 저녁에 그렇게 열심히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영적인 양식 못지않게 정성이 잔뜩 들어가 있는 맛있는 식사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생각된다.

오늘부터 예배 후에 식사가 있다. 1년 이상 교회 내부 공사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어서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고, 아니면 비싼 돈 주고 밖에서 식사를 해야만 했었다. 물론 맛은 식당에서 먹는 것 같지 않겠지만 정성은 런던에서 가장 많이 들어간 비빔밥이 될 것이다. 부엌 cooker를 사용할 수 없고,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다보니 비빔밥을 선택했지만 되도록 더 맛을 내기 위해서 나름 신경을 썼다.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대부분 매주 고정적으로 몇 분들이 헌신을 하시고 양파 절반만 셀별로 돌아가면서 준비해 오기로 했다. 눈물 없이는 요리가 안 되는 양파를 한 번쯤 까고 볶아서 오면 유학생활 중에 큰 추억이 될 것이다. 이렇게 식사를 시작하면서 설거지와 청소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교제는 더 풍성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받는 은혜는 예배로 끝나지 않고 식탁으로 이어질 것이다!

Recent Sermons

예배시간 변경 안내(service time change)

  • 3월 3일(3월 첫 주만) 센트럴 주일예배가 영국교회 행사 관계로 오후 3시로 변경되었습니다. 윔블던 예배는 동일하게 오전 10시 30분 입니다.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