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부활절 달걀찾기” – 임은영 사모

한국에서 부활절은 교회만의 행사였다. 아이들은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를 붙여 삶은 달걀을 꾸민다. 청년부에 있었을 때도 각자 꾸민 달걀을 서로 나눠 주기도 했다. 삶은 달걀은 밋밋하니 구운 달걀을 사서 나누어 먹기도 했다. 이쯤 되면 부활절의 의미보다 맛있는 달걀이 우선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ㅎㅎ

영국에 오니, 공공기관인 Children Centre에서 주최하는 부활절 행사가 집 근처 Vauxhall Park에서 열렸다. 날씨도 좋고, 재미있어 보여 유엘이와 함께 참석했다. 일찍 온 줄 알았는데 벌써 온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나무로 된 명찰을 꾸미며 좋은 날씨를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이 5-6세는 되어 보였다. 곧이어 부활절 달걀 찾기가 시작되었다. 유엘이와 유엘이보다 훨씬 어린 두 세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시작과 함께 우르르 달려나갔다. 아이들이 부활절 달걀을 찾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유엘이의 손을 잡고 느릿느릿 아이들이 먼저 간 자리를 지나는데 풀숲에 반짝이는 부활절 달걀이 보였다. 큰 기대가 없던 터라 그 달걀이 참 반갑고 소중했다. 초콜릿으로 된 달걀이라 유엘이는 먹을 수 없어 하나로 만족하며 벤치에 앉았다. 잠시 후, 남자 아이가 지나가며 자신의 달걀 하나를 나눠 주었다. 어떤 여자아이도 다가오더니 달걀을 찾았냐고 물었다. 손을 펼쳐 달걀 두 개를 보여주었더니 자신의 가방에서 달걀 하나를 꺼내 손 위에 올려주었다. 그 아이의 가방에는 알록달록 부활절 달걀이 스무 개는 되어 보였다. 다른 아이들의 주머니에도 적게는 세 개부터 많게는 열 몇 개도 있는 것 같았다. 저렇게 많은 달걀들 중 하나를 찾았다면 지금 있는 이 달걀이 소중하고 만족스러웠을까?

하나님의 은혜로 이번 부활절 수련회도 잘 마무리되었다. 수련회를 통해 받은 은혜들과 나누고 싶은 감사한 것들이 참 많다. 수련회에 참석했던 모두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수련회를 기대하며 기도로 준비했을 텐데, 상황과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수련회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지체들도 많이 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하나님께서 수련회에 기적적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인도하심이 최선처럼 보인다. 실제로 어떤 지체는 대기 명단에 있다가 기적처럼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지체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수련회를 갈망하며 준비한 지체들의 삶 구석구석에 부활절 달걀처럼 예비하신 은혜들이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갈망가운데 발견한 은혜들은 마음에 소중히 품어져 지체들의 삶에서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로 베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이는 많이 거둔 자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자도 모자라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출16:17)이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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