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8일 주일부터 시작한 로마서 강해 설교를 오늘로 마친다. 1년 5개월 동안 로마서를 주일마다 설교한 셈이다. 후유~! 로마서를 설교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1998년 1월 28일에 한국에 있을 때 처음 설교를 시작했는데 중간에 사역지를 옮기는 바람에 12장까지만 하고 다 끝내지를 못했었다. 설교할 성경책을 선택할 때는 언제나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는데, 제일 중요한 기준은 현재 우리 교회의 영적 흐름에 적절한가 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내가 한 번도 설교해보지 않은 책이면 더더욱 좋다.
로마서 설교가 끝나가면서 다음은 어떤 책을 설교해야 할지를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다. 더구나 로마서를 끝으로 성경 66권을 다 설교를 했다 생각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 로마서처럼 다 끝내지 못한 책 한 권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바로 창세기였다. 이 책을 처음 설교한 것도 로마서와 비슷한 시기에 그 동일한 교회에서였다. 로마서는 수요예배 때 성인을 대상으로 설교했고, 창세기는 중고등부를 대상으로 설교를 했는데 사역지를 옮기면서 둘 다 끝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중고등 학생들은 정말 설교에 쉽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중고등부 학생들은 교회에 나온다고 해도 거의 불신자(?)에 가까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설교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일학교 때는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중고등학교에 들어갈 때부터는 조금은 삐딱하게 생각하는 반항기 있는 태도로 바뀌기 때문에 무조건 믿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설교가 약간의 변증적이면서도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을 예수 믿게 해야 하겠다는 전도자의 심정으로 창세기를 가지고 설교를 시작했었던 같다. 처음에는 전혀 반응이 없던 그 애들이 설교 시간을 제일 기대하기 시작했고, 내가 사역을 끝낼 즘 되었을 때는 많은 학생들이 성경을 더 알고 싶어 하고, 설교를 듣고 질문하는 일들도 생겼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역시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력이 있구나 하는 것을 확신했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우리 교회에서도 이 창세기가 적절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9월부터 새로운 청년들이 교회를 들어오기 때문에 다시 우리 신앙의 근원을 밝혀주는 창세기를 진지하게 살펴보는 것도 유익하겠다, 더구나 내가 다 설교를 끝내지 못한 유일한 책이니까 더 기분이 좋다.^^ 17년 만에 다시 설교하는 창세기는 어떤 책이 될지, 하나님께서 이 책으로 나와 우리 성도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성숙시켜주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