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디어 제 논문이 나왔습니다. 수개월을 고생하며 많은 진통 속에서 탄생한 파란 hardcover의 논문을 받자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감사기도 드리며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습니다. 다들 쓰는 논문이지만 저에겐 너무도 많은 스토리가 있는 한 권의 책이었기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쉽게 유학을 오지만, 저에게 영국 유학은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유학은 제 평생 소원중의 하나였지만 유학을 오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정말 가고 싶을 때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좌절됐고, 여유가 좀 있을 때는 인생의 또 다른 결정으로 한 번 더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유학을 오기까지 돌고 돌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을까 생각해보면 이렇게 힘든 유학생활을 잘 버틸 수 있는 강한 마음을 지금에야 가질 수 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됩니다.
많은 기도와 기대로 준비하고 온 유학이었지만 정말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전공하고 10년을 넘게 가르쳤어도 많은 과제를 매일 소화하면서 수업을 따라가기란 너무 벅찼습니다. 그래서 매일 무릎 꿇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새벽 별을 보고 학교도서관에서 집까지 천천히 걸어갔던 그 많은 길에서도 하나님은 한 번도 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지켜주셨고, “하루의 마지막은 꼭 편안히 침대에서 쉴 수 있게 해 주세요” 라는 기도도 매일 들어주셨습니다.
또한 한국에 있을 땐 대 예배만 드리며 교회활동에 전혀 관심도 없었던 저에게, 수요예배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꿈이있는 교회는 공동체 속에서의 교제가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운 것인지 알게 해 주었고, 한 주간에 내가 품었던 질문에 대해서 어쩌면 그리 신기하게도 주일마다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정리가 되고 해결되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공부로 힘들었던 저에게 주말마다 모여서 연습하며 예배를 준비했던 성가대는 큰 위로와 안식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힘든 저의 유학생활을 중에 쉼과 안식을 주려는 하나님의 섬세한 인도하심이었습니다.
유학하고 있던 도중에 남편에게 너무나 큰 어려움이 생겨서 참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 시간 동안 서로 인내하며 기도하게 되었고, 그렇게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그는 네 남편이기 이전에 내 아들이다.”라는 마음도 주셨습니다. 또 신기하게도 믿음이 약한 남편이 비록 혼자 한국에 있어도 예배는 꼭 드리겠다던 그 유학 오기 전의 약속을 잘 지켜주어서 고마웠습니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그렇게 남편에게 섬세하게 일해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그토록 소원했던 유학생활을 후회가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정말 ‘뜨겁게’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앞으로 남은 제 인생의 다음 Chapter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해 가실지 너무 기대되고 설렙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목사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그 일이 우리의 사명이요 비전이라는 생각을 절대 Never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내 사랑하는 하나님, 제 인생에 이미 중요한 의미가 되어버린 런던 꿈교회, 사랑이 넘치는 꿈교회 성가대 그리고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준 다이나믹한 런던에게 한 아름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