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창세기 28:15”
2015년 송구영신 예배 때 뽑은 말씀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연구년으로 가야할지 말지를 고민하던 때였는데, 말씀을 뽑는 순간 ‘아 내가 가긴 가겠나?’ 이런 기대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원래 당연히 미국으로 가리라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사전 정보도 많지 않았던 영국으로 급작스레 오게 되었다. 막상 와 보니 초청교수도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훨씬 더 배울 것이 많은 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우연히 발견한 꿈이 있는교회는 그동안 지치고 둔감하던 내 영혼의 재충전과, 세계를 향한 주님의 마음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사실 처음부터 모든 일이 잘 되었던 것은 아니다. 집 계약도 틀어져서 한 달가량 세 식구가 집을 못 구하고 집이 없으니 은행 개설도 못하고 6개월 계획으로 따라온 중 3짜리 아들은 두 달 넘는 시간을 학교도 가지 못하는 상황, 겨우 들어간 집은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고 그나마도 6개월 후에 주인이 집을 파는 이런저런 일들도 있었다.
처음 집에 못 들어간 한 달 동안 아이들과 매일 아침 딱히 가야할 곳이 없이 민박집을 나서서 우리가 살 집은 과연 어디가 될 지 기대하며 말씀도 같이 묵상하고 그동안 서로 바빠서 맞추지 못하였던 신앙적, 생활적인 부분을 맞춰나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은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세밀하게 말씀하시고 정신없이 달려왔던 우리에게 잠잠히 기다려야 할 때를 알게 하셨다. 때로는 좋은 것을 포기하거나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러한 부분조차 더 좋은 것으로 채우시고 회복시키심에 감사드릴 뿐이다.
또 한 가지 감사한 부분은 꿈이있는교회를 통해 허락하신 많은 만남들이다. 말씀과 삶이 일치되는 목사님 가정의 삶을 통해, 가족 셀 안에서의 나눔과 섬김을 통해, 하루를 말씀으로 시작하는 아침 묵상팀의 나눔을 통해, 열정적인 청년들의 아름다운 섬김의 모습을 통해 그 외에도 많은 집사님과 성도님들의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섬김 등은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은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들이었다. 더 이상 교제할 수 없음에 아쉬운 마음 그지없지만 나중에 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눈물을 꿀꺽 삼켜본다.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시고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