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뉴욕에 사시는 장로님 한 분이 내게 메일을 보내오셨다. 2017년도에 런던에 출장오셨다가 주일예배를 드린 후에 종종 우리교회 유튜브를 방문하시는 모양이다. 최근에 욥기서를 가지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설교를 했는데, 그것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큰 위로와 힘이 되었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었고 작은 그러나 실질적인 구원이었다며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필립 얀시라는 유명한 기독교 작가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라는 책에서 세상의 모든 종교를 통틀어서 기독교만이 가진 유일한 특징은 은혜라고 했다. 실지로 토요 전도를 할 때 십자가에 자기 아들을 죄인인 우리를 위해서 내어놓으셨다는 메시지는 정말 강력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세상에는 종교도 많고, 자기개발서도 서점에 늘려있지만 하나같이 ‘네가 잘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가르침들이 무언가 변화를 주고자 하는 자들에겐 큰 용기와 희망을 주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잘되지 않는 것을 오랫동안 경험해 온 사람들, 또다시 그렇게 해 볼 의욕과 자신감마저 없는 자들에겐 또 하나의 자책 거리가 될 수 있다.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관심 있게 찬찬히 지켜보면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잘 살아지지 않는 경우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사는 한국과 집을 떠나서 이 외로운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아이들 키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먹고 사는 것도 벅차지만 감정적으로도 외롭고 자주 마주하는 불확실함에서 오는 불안함도 크다. 더구나 다 같이 못살 때는 비교대상이 많지 않아서 스트레스받을 일이 많지 않았는데, 여기저기 잘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 살고, 더구나 요즘처럼 SNS으로 세상의 부러운 사람들을 무한정 만나는 시대에서는 ‘나는 뭔가’ 싶어서 우울하게 될 일들도 많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보다 선진국에서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를 당하는 사회이다 보니 멘탈이 견뎌내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 우주를 통틀어 가장 완전하고 유능하고 매력적인 인격을 가지신 그분, 그분이 나를 사랑해서 자신의 생명을 나를 위해 내어놓으셨다는 이 복음의 메시지는 강력할 수밖에 없다. 내가 얼마나 부족하고 연약한지, 내가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 존재인지를 너무나 잘 아셔서 ‘최상의 자기개발서’를 던져주며 눈물을 쏙 빼놓는 ‘감동스런 강연’을 한 게 아니라 자기 생명을 내어놓으셨던 것이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수 있고, 내 형편과 수준에 맞게 확실하게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 될 수 있다. 온 우주를 만드신 그분이 오셔서 죽어주셨으니 그것이 내 삶에 가져올 영향력은 분명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교회에서 끊임없이 들려줘야 할 메시지, 내가 교회에 와서 귀에 박히도록 들어야 할 메시지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메시지이다. ‘너의 현재 그 상태로도 괜찮다. 여전히 너는 귀하고 소중하고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내 아들과 내 딸이다. 내게 오기만 하면 된다. 네가 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내가 와서 너를 위해 죽어주었다. 내가 도와줄테니 나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보자. 나는 이미 너를 사랑하고 있으니 마음을 열고 내게 날마다 다가와 줄래?’ 하나님의 은혜를 잘 전하는 목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