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교회를 옮기는 경우” – 이영주 목사

나는 어느 목회자 못지 않게 교회연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런던에 처음 왔을 때 제일 먼저 찾아갔던 곳이 교회연합회 목회자 야유회였다. 현지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들과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과 잘 지내고 싶었고 연합으로 하는 행사이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윔블던 예배처소와 시내 처소가 시내로 합쳐지면서 대부분의 한인교회들이 남쪽에 있다보니 연합으로 어떤 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4월부터 다시 윔블던에 예배처소를 하나 더 만들면서 처음 가졌던 그 마음을 다시 갖게 된다. 지나간 15년 사이에 한인교회들의 상황도 많이 바뀌기도 했지만, 젊은이 위주의 시내 목회와 다른 점도 많아서 고려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 같다. 우선 교회를 알리는 부분도 인터넷 검색 위주의 시내보다 한인신문을 통해 접하는 경우를 생각해서 신경을 쓰고 있고, 섬길 대상도 영국교회를 다니지만 예배만 드릴 뿐 그 이상을 하지 못하는 못하는 분들, 아니면 팬데믹을 거치면서 아예 교회를 쉬고 있는 분들을 생각한다.

처음 윔블던에 교회 하나를 더 세운다고 하니 ‘남쪽에 있는 교회들이 긴장을 하겠다’고 하는 말씀을 여러 번 들었다. 무슨 뜻인지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래서 처음 이런 계획을 주변에 알릴 때도 대개 조심스러웠고 그럴 수밖에 없는 우리교회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면서 혹시 다른 교회를 다니는 분이 우리교회를 오겠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많이 생각한다. 예전에 우리교회 성도가 개인 사정으로 다른 교회를 옮기겠다 했을 때 이해가 되면 축복해서 보내지만, 아니다 싶으면 마지막까지 설득하고 그래도 생각을 굽히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해 주는 말이 있다. ‘그 교회에 가서 뼈를 묻을 생각으로 목사님과 교회를 잘 섬기세요. 혹시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서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다시 받아줄 수는 없어요. 그것은 그 옮긴 교회에 다시 상처를 주는 일이어서 그렇고 성도님의 신앙성장을 위해서도 옳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내 마음이 이렇다 보니 다른 교회 성도가 우리교회에 오셨을 때 신경을 많이 쓴다. 정든 교회를 옮기려고 할 때는 많이 고민해서 한 거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 이유가 합당하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우려고 한다. 하지만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도 살다 보면 헤어질 생각을 할 만큼 관계가 어려울 때가 있기 마련이고 그때 그 위기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더 깊은 부부가 될 수 있듯이, 지금의 교회 생활의 어려움이 그런 성격이면 당장 새 출발을 하고 싶더라도 가능하면 계속 그 교회에 머물면서 그렇게 잘 이겨냈었으면 하는 것이 내 진심이다.

이런 나의 마음을 우리 성도들이 잘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평소에 알고 지내는 다른 교회 성도들이 현재 다니는 교회의 어려움을 나누기라도 하면 우리교회를 자랑하는 것도 조심하고, 혹시라도 우리교회에 관심을 보인다면 이혼하려는 친구를 말리듯이 지금 다니는 그 교회를 잘 섬기도록 설득해 주면 좋겠다. 만일 부득이하게 우리교회를 옮기는 경우가 생기면, 주일예배를 드리는 정도에 만족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가는 데 헌신하고, 그분을 이 땅에서 증거하는 일에 헌신할 각오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진짜 사랑의 공동체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마치 한인 친목단체 정도의 수준에 머무는 것은 죽어도 싫기 때문이다.

Recent Sermons

예배시간 변경 안내(service time change)

  • 3월 3일(3월 첫 주만) 센트럴 주일예배가 영국교회 행사 관계로 오후 3시로 변경되었습니다. 윔블던 예배는 동일하게 오전 10시 30분 입니다.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