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교파를 초월해서 하나가 되어 사역하자는 운동들이 있는데 그중에 WCC가 있다. 그런데 이 단체의 성격이 심각하게 복음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여겨서 이에 대응해서 복음주의 내에서 시작된 운동이 로잔대회(Lausanne Movement)이다. 222개국 1만 명의 주요 리더들이 참여하는 제4차 로잔대회가 내년 9월에 한국의 송도에서 열린다.
이 로잔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 영향력 있는 대부분의 영적 지도자들이 모여서 앞으로 선교의 방향을 논의하기 때문에 향후 선교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 2차 선교대회에서 기독교 인구가 전체 인구의 2% 이하인 미전도종족 선교를 하자고 했고, 이 선교대회 이후에 대부분의 선교단체와 선교가 그것을 따랐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10년을 그 선교를 위해 달려왔는데, 돌아보니 여전히 개척조차 안 된 일명 ‘미개척 미전도 종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주요 선교단체들이 중심이 되어서 이 미개척 미전도 종족선교에 집중했다. 그 운동의 주요한 역할을 맡은 분이 한국 1세대 선교사이신 안강희 선교사님이신데, 그 선교를 시작할 때 런던에서 그분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까지 협력해서 인도 내 10만 단위의 종족들에게 복음을 다 전할 수 있었고, 이제는 5만 단위의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제3차 로잔대회가 201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는데, 그때 크게 화두가 된 선교가 디아스포라 선교였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앞으로 주요한 선교방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었고, 이 선교에 대한 학문적인 논의가 그때 시작되었으니까 현장에서 실제로 그 선교가 운동으로 일어나려면 한 도시에서 샘플이 나와야 하는데 그것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도시가 런던이다.
내년에 한국서 열리는 제4차 선교대회의 주요한 관심은 Work place에서의 선교이다. 우리교회의 사역 비전 중에 하나인 영역별 모임과 관계가 깊다. 이것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대두되었고, 복음주의권에서 이 일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졌던 분이 All Souls Church 담임목사였던 존 스토트 목사님이셨다. 최근 몇 년 동안 이것에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키신 분은 팀켈러 목사님이시다. 그분들이 사역한 교회는 이것에 대한 프로그램과 단체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 교회가 생각하는 모든 성도들이 다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어서 역시 이 분야도 시작단계라고 볼 수 있다.
나와 우리교회가 로잔대회가 중요하게 다루어온 선교방향이니 일부로 카피해서 따라온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교회가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살고 있는 런던에 위치해 있고, 또 교회 출석하는 성도들이 너무나 다양한 전공과 전문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들을 돕겠다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가슴에 품게 된 비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선교 방향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이것이다’라고 디테일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교회가 필요해서 서툴지만, 또 분명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먼저 밑그림이라도 그려놓으면 많은 교회들이 그 위에 쉽게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같이 기도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인내하면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