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외국 목사님들을 만나 교제할 일들이 많다. 이분들을 만나게 되면 자연히 런던에서의 선교에 대해서 평소의 내 생각들을 나누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부쩍 우리교회의 장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전통적인 선교는 비행기를 타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를 찾아가는 선교라면, 최근 10년 전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새로운 선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몰려드는 all nations를 향한 앞마당 선교이다. 향후 30년 내 전 세계 인구의 70%가 도시에 모여서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제 주요 선교지는 아프리카나 정글이 아니라 도시이다. 영국만 생각해본다면 웨일즈보다 런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부흥의 불길도 런던에서 지방으로 가야 한다.
도시가 선교에 중요한 이유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도시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전 세계 선교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장소에 같이 살고 있어도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타민족과의 소통이 어려워 자기 나라 사람들끼리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일하게 젊은 세대들이 이 장벽을 허물고 영국이 homeland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어서 결국에는 이들이 주도하는 선교시대가 열려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해 줄 사람들이 고립되어 살아가는 일 세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삶의 주도권을 지고 있는 그들이 만남의 장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 모일 수는 없다.
그래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multicultural church를 세우는 것이다. 나 역시 오래전부터 이 생각을 해 왔다. 그런데 기존의 multicultural church를 생각하는 목회자들과 다른 점은 이것을 도시 선교의 메인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한국인처럼 영국에 살지만 영어로 예배하는 것이 불편한 나라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심지어 영어가 더 편한 젊은 세대라도 부모세대와 연결되어 있어서 이왕이면 같은 문화권 사람들과 예배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런던에서 교회개척이 절실히 요구되는 나라들은 대부분 자기 나라 교회들이 더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런던에 50만 명이 살고, 중국 대륙에서 온 만달린을 사용하는 중국 사람들이 140만 명이나 살고 있지만 그들이 주도하는 독립된 교회는 없다.
그래서 만일 주께서 우리교회에 multicultural church를 세울 기회를 주신다면 각 나라 교회들을 세우기 위한 모판교회의 성격을 뛸 것이다. 이미 기존의 영국 교회들이 많이 있지만, 한국 교회가 가진 열정과 정 문화는 영국교회보다 더 영향력이 클 수 있다. 더구나 복음에 쉽게 반응을 보이는 비서구권 사람들은 영국교회보다 우리와 더 동질감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세운 multicultural church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을 때 그중에 특별히 무리를 지어 모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나라의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이렇게 런던 내에서 all nations의 monocultural churches를 많이 세우는 일을 지원하는 multicultural church가 되기를 원한다. 당장 시급한 한인 2세들과 런던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비서구권 사람들과 K-pop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서구권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는 그런 multicultural church를 세울 기회를 우리 주께서 주시기를 기도한다. ‘우리 시대 선교완성’이라는 우리의 기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