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 가면 여유 있게 식사도 하면서 참여한 여러 성도들과 교제도 많이 해야 하겠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번 수련회도 전할 말씀을 다듬느라 그러질 못했다. 집회가 일곱 번 있어서 많기도 하지만 주제가 ‘가정’에 관한 것이어서 익숙하지 않아서 우리 성도들에게 가장 적절한 내용을 선별하는 데도 신경이 쓰였다. 식사를 마치면 바로 숙소로 가서 다음에 전할 말씀을 다시 보면서 수정하고 보완하는 일을 계속 해야만 했다. 새벽에 3시 정도에 눈이 떠져서 계속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지혜를 구했다. 확실히 나는 말씀을 준비할 때 제일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 같다. 그분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분의 마음을 구하기 때문에 몸은 힘들어도 영적으로는 참 평안한 시간이다.
가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 다양한 책도 읽어보고 관련된 성경구절도 묵상해 보면서 계속 나의 결혼생활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고 또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하는 기간 내내 그 새로운 마음으로 가족을 대하면서 그대로 순종하며 살아보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순종하는 자에게 약속하신 풍성한 삶을 경험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주제이지만 확신을 가지고 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기도 했다.
대부분 가정과 관련된 책들이 성경에 기반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저자들이 많은 부부들을 상담하면서 경험한 것과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들에 근거해서 기록한 것들이 많았다. 물론 현실적이고 실제적이기는 하지만 나로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설득되어지는 것이 가장 파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씀을 통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 더 기도와 묵상이 필요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지혜를 많이 주셔서 성경에 근거해서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다.
이번에 일곱 번의 집회 가운데 성탄절 예배 말고 나머지 여섯 번에 걸쳐서 가정에 관한 말씀을 전했는데 돌아와서 곰곰이 살펴보니 크게 세 부분으로 전해진 것 같다. 첫 번째는 주님이 계획하신 가정이 무엇이며 그것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태도인 헌신에 대해서 나눴다. 두 번째는 그 헌신이 필요한 이유가 되는 결혼 생활의 위기와 관련된 중요한 대응에 대해서 나눴다. 세 번째는 보다 실제적으로 남녀의 차이뿐 아니라 사람마다 다양한 성격과 사랑 받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 전했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마음의 문제이지만 지적으로 서로의 차이를 잘 이해하면 훨씬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을 나눴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평소에 부부 사이에 잘 풀리지 않아 끙끙거려야 했던 질문에 대해서 분명한 답을 찾게 된 것 같아서 나도 참 기분이 좋았다. 이 말씀을 가지고 계속 나의 결혼생활에서 책임감 있게 적용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 그리고 우리 성도들도 그 증거 된 말씀으로 가정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인지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마음은 참 기뻤다. “아버지, 이번에도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