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를 준비하면서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 여호수아와 놀아주지 못하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설교준비, 성경공부 준비 등으로 서재에 있어도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나름 이유를 되지만 혹시 그것으로 인해 하나님에 대해서, 교회에 대해서 안 좋은 생각을 갖게 하면 어쩌나 그런 걱정이 될 때도 있다. 특히 가정과 관련해서 책들을 읽으면서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서 남성다움을 배우기 때문에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글을 볼 때면 더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것에 대해서 가족들에게 말하니 집에 있으면서도 안 놀아주는 것이 더 문제라고 해서 이번에 수련회 말씀을 준비하면서는 도서관에를 갔다.
이렇게 하니 아내도 좋아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있어서 좋은데 아내는 평소에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아니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있으면 좋아야지 왜 그러냐고 하면 아무개 사모님도 그렇게 목사님과 사이가 좋은데 왜 목사님 더러 어디 나가라고 하겠느냐며 항변한다. 집에 있어도 여유 있게 앉아서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서재에서 내 일 한다고 박혀있고 때가 되면 밥도 챙겨주어야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사랑하는 부부라 하더라도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글을 읽으면서 아내가 왜 답답해하는 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 앞으로는 나갈 생각이다.
이렇게 이번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제일 수지가 맞은 사람은 내 자신이다. 꼭 수련회를 위한 말씀뿐만 아니라 최근 몇 달 사이에 성경공부모임이나 아침 묵상 그리고 설교를 위해서 성경을 묵상하면서 공통적으로 내가 얼마나 주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번에 가정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도 부부가 그 관계를 유지하고 하나가 되는 데 있어서 얼마나 헌신적인 사랑이 필요한 지를 보게 되었다. 정말 내가 이렇게 헌신적으로 아내를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성도들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너무 ‘적당히’ 사랑하며 신앙생활 해 온 것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가정에 대해서 배우는 수련회이지만 결국 하나님의 백성,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어떻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지 그 근본을 배우는 수련회가 될 것 같다. 모든 인간관계의 시작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고자 하는 그 계획이 가정에서부터 출발하고, 거기서 배우고 익혀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가정이 중요한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그것을 유지할지 안할 지를 내가 선택할 수 있지만 가족은 그럴 수 없는 강한 접착제로 묶여져 있다. 그래서 그 강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배우고 훈련하며 성숙해지도록 계획하셨기 때문에 이번에 그것을 배워서 내 가정에서부터 열심히 적용해 갔으면 좋겠다. 그 원리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우리교회도 이번 수련회를 계기로 더욱 성숙한 공동체로 자라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