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형식보다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식을 가볍게 여기면 아무리 중요하고 값진 내용도 얼마 가지 못해서 문제가 생긴다. 예수님께서 너무나 형식화된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에게 율법의 중요한 정신을 버렸다고 책망하시면서도 십일조를 예로 들어 말씀하시기를 ‘이것(정신)도 버리지 말고 저것(형식)도 버리지 말라.’고 하셨다. 신앙생활을 잘 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에 하나는 자기 믿음을 담고 키울 수 있는 좋은 틀을 만들어서 잘 지키는 것이다.
목회자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유진 피터슨 목사님께 어떤 성도가 “어떻게 하면 기도를 잘 할 수 있지요?” 라고 물었을 때 “주일 11시 공예배를 잘 나오세요.”라고 하셨단다. 왜 목사님이 그렇게 하셨는지 나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믿음은 절대로 혼자 열심히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력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공동체 안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본인이 열심히 먹고, 일어서려고 하고, 걸어보려고 하는 자기 노력이 중요하지만 어디까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렇게 해야 그것도 다 잘 되는 법이다. 이것은 모든 생명체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하나님께서 정하신 원칙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교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나님과 나의 일대일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그것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계획해서 세우신 교회를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예수님과의 관계는 곧 이 땅에 남겨놓은 그의 몸인 교회와의 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목사지만 내 신앙이 유지되고 또 지금도 성장해 가는 가장 중요한 동력은 당연히 교회이다. 주일예배, 수요예배, 스카이프 새벽기도회, 금요중보기도회, 토요시내전도모임, 화요일 리더모임 등이 나를 더 깊이 성경을 보도록 도와주고, 기도의 깊이를 더해가고,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 나를 만들어주고 있다. 내가 성도들의 신앙성장을 돕는 위치에 서 있지만 동시에 나도 우리 성도들과 함께 하면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믿음이 어떻게 하면 자랄까요? 어떻게 하면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다면 나 역시 ‘주일예배 안 빠지고 나오세요. 수요예배 나오세요. 토요 전도모임에 오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믿음을 담아줄 그릇을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