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하준이와 하영이 결혼식 주례 때문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예식 후에 예전 꿈교회 식구들까지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영국 치과에서 영구치를 뽑아야 한다고 하면서 거의 1년을 기다리게 해서 막내 여준이도 데리고 갔다. 시차 적응도 있었지만, 누구를 만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주례와 성탄절 수련회(12월 19-22일) 강사로 오실 목사님과 내년 4월 정도로 생각하는 영국 코스타 준비를 위해서 대표 목사님을 만나는 정도로 생각하고 갔다. 이렇게 구체적인 계획없이 갔지만 하나님께서 좋은 만남과 교제들을 많이 허락해 주셨다.
신길교회(이기용 담임목사) 선교관에서 머물렀는데, 교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였는데 정말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원래는 수련회 강사로 오시는 목사님 교회에서만 주일 설교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기용 목사님께서 주일 5부 예배 설교를 부탁하셔서 함께 주의 은혜를 누리는 시간이 되었다. 내년에 기독교 성결교단 총회장이 되시기 때문에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계셨는데 두 차례 아침식사를 하면서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몇 년 전에 런던에 왔을 때 런던이 세계 선교를 위해서 중요하다는 하나님의 감동을 받고서 교회에 돌아와 ‘런던에 선교센터를 세워야한다’고 할 정도로 런던에 꽂히셨다. 이번에 교제하면서 그 감동이 맞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 선교를 이뤄가야 할지 평소의 나의 생각을 나눴다. 한국 떠나는 당일 아침에 목사님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교회창립 60년 되는 내년에 의미있는 일들을 계획 중인데, 내 설교에 큰 은혜를 받은 장로님이 꿈이있는교회와 협력해서 선교 일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먼저 꺼내주셨다며 앞으로 계속 협력하자고 하셨다.
더구나 그 전날에 남미 선교사로 가 있는 대학 동기생과 긴 통화를 하다가 이기용 목사님이 3년 대학 선배라는 것을 말해 주었다. 같은 동아리 방을 사용한 다른 기독교 단체 멤버셨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목사님께 했더니 ‘어쩐지 이영주라는 이름이 익숙하다’고 생각하셨다며 되게 반가워하셨다. 하나님은 당신의 선교를 위해서 35년 전부터 역사하셨던 것이다.
주일 저녁에 강남중앙침계교회 최병락 목사님이 내가 있는 신길교회까지 오셔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지난 번 한국 방문 때 그 교회 청년부 예배 설교를 했는데 미국에 계셔서 강사 대접을 못했다고 먼거리를 찾아오신 것이었다. 침례교단에서 두 번째로 큰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이 피곤한 그 시간에 통화만 해도 될텐데 관계를 생각해서 달려오신 것만해도 감동이었다. 한국에서 40개국 이민자들을 위한 축구대회를 몇 년째 개최하고 있는데 복음을 한 번이라도 그들에게 듣게 하려고 그렇게 하신다 하셨다. 교회가 커서 대단한 게 아니라 영혼구원에 대한 열정이 특별해서 대단하시다. 식사하면서 한국에 온 이민자들을 위한 디아스포라 선교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인간적으로 내세울게 하나도 없는 나에게 하나같이 선교에 특별한 열정을 가진 귀한 목사님들을 만나게 하시고 교제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앞으로 어떻게 동역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르신 이 런던에서 하나님께 묵묵히 순종하다보면 새로운 일을 이뤄가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