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은 잘 알 텐데 그게 운동 후 쉴 때 이뤄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할 때 근육에 약간의 상처를 입히는데 휴식을 취할 때 아물면서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쉬는 것이다. 기억력이 급속도로 나빠질 때 그걸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은 평소보다 잠을 한두 시간을 더 자는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운동보다 충분히 쉬는 게 건강의 비결인 셈이다.
꼭 신체적인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도 심지어 영적인 건강도 쉼을 통해서 얻어진다. 생각이 너무 복잡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몸까지 피곤해질 때 그냥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정신이 맑아져서 판단이 서는 경우들을 자주 경험해 봤을 것이다. 나도 설교를 준비하다가 도무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고, 계속해서 시간을 더 가진다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으면 그냥 기도하고 잠을 잔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다음 날 새벽에 내 마음에 선명하게 메시지가 주어져 있을 때가 있다.
올 초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영종도에 갈 일이 있었는데 도로가 곧게 잘 뻗어있었다. 흙을 메워 땅을 넓힌 다음에 도로를 내고 그 다음에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길들이 반듯했다. 여전히 빈 땅도 많았지만 앞으로 많은 건물을 지어도 깔끔하게 도시가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질서 있게 이뤄지려면 쉬는 시간을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일정을 짤 때 활동하는 것을 먼저 정하고, 그 사이 사이에 휴식시간을 넣는 게 보통인데 장기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려면 휴식시간부터 먼저 정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성경 제일 첫 장인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세상을 어떻게 창조하셨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거기에 하루의 시작이 아침이 아니라 저녁으로 되어 있다. 즉 저녁에 하루가 시작되어서 아침에 끝난다는 것이다. 전기가 없는 고대에 저녁은 내가 활동하는 것을 멈추는 시간대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뭔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쉬는 것을 먼저 하라고 하신 것이다. 그 쉬는 동안 하나님께 우리를 위해 계획하신 것을 여쭤보고 또 듣고 그리고 어떻게 순종할지를 계획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그것을 그대로 순종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바른 태도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쉰다는 것은 마냥 노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기보다 나의 활동의 폭을 줄이고 그 생긴 여유시간에 주변의 소리를 끄고 하나님 앞에 머물러 그분이 하시는 말씀을 충분히 듣는 것을 말한다. 8월 한 달 방학을 보내면서 자칫 우리 리더들이, 우리 성도들이 영적으로까지 해이해지면 어떨까 염려 아닌 염려하는 마음이 든다. 남은 방학 동안 개인 예배, 교회 공예배 등 하나님 앞에 머물 수 있는 자리에 마음을 다해 나아가면 좋겠다. 영적으로 강해져야 복잡한 생각과 예민한 감정도 다스려지고 도리어 단단해질 수 있다. 그래야 방학 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충전됐다는 느낌이 들고 자신감이 넘치는 힘찬 출발을 할 수 있다.
‘내게 오면 쉬게 하겠다’ 하신 예수님 안에서 그 쉬는 법을 잘 배우고 연습하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