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후부터 목요일까지 런던 시내 Emmanuel Centre에서 영국 복음 통일 컨퍼런스가 있었다. 평소 전도에 있어서 늘 모범이 되시는 송기호 목사님이 이 컨퍼런스에 말씀을 전해달라 했을 때 처음에는 사양했었다. 선교라면 모를까 통일에 대해서 내가 스피커로 설 만한 사람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최 측에서 영국에 계신 목회자 한 분이 말씀을 전해주면 좋겠다 하시고, 평소 목사님이 나눠주신 그 선교에 대해서 나눠줘도 좋겠다고 격려해 주셔서 수락했었다.
이 컨퍼런스를 위해서 한국과 미국에서 300여명의 성도들이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서 참석했고, 영국 그리스도인들도 50여 명 참석했다. 나는 주중에 일이 있어서 전체 참석은 할 수 없었고, 강의해야 하니까 분위기도 미리 보고, 복음을 직설적으로 전하는 목회자로 알려진 박한수 목사님의 말씀을 아내가 듣고 싶어 해서 화요일 저녁과 수요일 오전에 참석했다. 오늘날 강단에 지옥과 천국, 구원과 재림에 대한 메시지가 적다 보니 영혼 구원을 위해서 외치는 자기를 도리어 많은 사람들이 지옥 설교 전문가로 부른다고 하셨다.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어떻게 말씀을 전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았다.
목요일 오전 9시 반에서 10시 40분까지 말씀을 전하기로 되어 있어서 통역해주기로 한 셋째 딸 여원이와 함께 갔다. 영국 국회의원 한분이 간증을 하고 있었다. 여원이를 통역자 자리로 안내하고 나는 맨 앞 좌석으로 이동했고, 그 간증이 끝나자마자 송 목사님의 소개로 강단에 섰다.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 모인 자리니까 그동안 하나님이 내게 보여주신 선교에 대한 든든한 중보기도자들이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전했다. 내가 어떻게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는지 간단한 개인 간증과 함께, 여기 런던 내 다양한 이민자들 특히 현지 언어와 문화에 익숙한 다음 세대들을 선교 주역으로 세우는 디아스포라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 이런 일들은 전 세계 도시마다 동일하게 이뤄지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우리 대한민국이 그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만일 통일까지 되면 주도적으로 선교를 하는 민족이 될 수 있어서 우리 시대에 선교 완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거했다.
말씀을 전하는 내내 우렁찬 ‘아멘’ 소리와 박수가 이어졌고, 강의는 50분 하고, 나머지 20분은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나님께서 모인 모든 이들을 만나주시기를 바라며 뜨겁게 기도회를 인도했다. 강의를 마치고 여러분들이 찾아와서 자신을 소개하며 받은 은혜를 나눠주었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한국인 이에도 외국 성도들이 기도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여원이도 한 영국인이 자기에게 와서 지금까지 했던 통역 중에 제일 자연스러웠다고 감사를 표해서 큰 격려를 받았다. 딸과 동역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비전은 커지만 이 일이 어떻게 이뤄질지 몰라서 거저 하나님이 연결시켜 주고 인도해 주시는 대로, 마치 더듬어가듯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영국 내 주요 선교단체들과 협력해서 이 일을 이루려고 했지만, 하나님은 큰 것보다 한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하셔서 의욕에 앞서서 사역하지 않고 보여주시는 것만큼 순종하며 나아가려고 한다. 또 한 번 부족한 나와 우리교회를 통해서 땅끝까지 예수의 복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갖게 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