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교회들이 아이들의 여름 방학을 맞아 교회 소그룹모임 방학을 한다. 그런데 우리교회는 작년에 처음으로 그렇게 해 봤다. 그런데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반 이상은 셀모임을 계속 했던 것 같다. 셀모임 방학을 계획한 것은 수고하는 셀리더들에게 쉼을 주기 위해서이다.
몇 년 전 한국으로 돌아간 한 성도의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국 돌아가기 전에 식사초대를 해서 대화를 나누는 중에 셀모임 방학을 진지하게 건의하셨다. 그분은 한국에서 연구원으로 계시다 여기에 1년간 공부하러 오셨는데, 셀리더로 섬기면서 가족 휴가는 주중으로 돌리고 셀모임을 위해서 주일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헌신적으로 봉사하다 가셨다.
1년간 셀모임을 인도하면서 우리교회에서 이 모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모임을 인도하는 셀리더가 얼마나 큰 헌신이 필요한지를 아셨다. 그래서 셀리더가 지속적으로 이 자리를 지키려면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한국에서 섬긴 교회의 예를 들면서, 한 달 방학을 하니까 리더들이 그 기간 동안 미뤄왔던 개인 일도 편하게 하고, 못 챙겼던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돌보기도 하고, 방학 후에 refresh가 되어서 새로운 마음으로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한 주도 쉬지 않고 말씀을 준비해서 전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낯설기도 하고, 서로 차이나는 다양한 생각을 고려해 가며 하나로 묶기 위해서 리더들이 여간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다. 개인 휴가를 가진다 해도 셀보고를 해야 하니 편안하게 쉬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셀모임 방학이 필요하기는 한 것 같은데, 그냥 하게 되면 작년의 예처럼 셀원들의 요청도 있고, 계속 해 오던 거니까 그냥 해도 괜찮다 해서 방학 없이 계속 셀모임을 하는 일이 생길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 않으면 쉬는 리더들이 괜히 비교가 되어서 자기 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또래모임이다.
우리교회 특성상 셀모임 외에 다른 사람들을 알 길이 많지 않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셀을 흩어서 편성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 교회는 너무 변동이 심해서 셀만 해도 1년에 많은 수가 바뀌고 있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 사람들도 있어서 쉽지가 않다. 그래서 셀모임 외에 새로운 모임을 만들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다. 전교인 바비큐 때 또래모임을 가지곤 하는 데 다들 그 시간을 통해 몰랐던 사람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는 피드백이 많다.
한달 동안이지만 완전 나이가 같거나, 또래 숫자가 많지 않으면 아래 위로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을 묶어서 또래모임을 가져보려고 한다. 그 모임을 인도하는 사람도 셀리더 외의 사람으로 해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도 주고, 인도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미리 모여서 도와주려고 한다, 설교도 8월 한달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전하려고 한다.
셀모임을 한 달 못하는 것이 몹시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리더들이 조금이라도 충전하는 시간이 되고, 새로운 또래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친구를 만드는 기회로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 분명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