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주님, 저에게 긍휼을 가르치소서” – 이영주 목사

내가 한국서 청년부를 맡고 있을 때 여름 수련회를 장애인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거제도 ‘애광원’의 장애인들을 섬기는 일로 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맡은 일은 1년에 한 번 장애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해수욕장에 데려가서 놀아주는 것이었다. 물에 들어가서 같이 공놀이도 하고 튜브에 태워서 왔다 갔다 하는 일도 했다. 만일 물속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장애가 심한 친구들은 백사장에 휠체어를 탄 채로 지켜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게 낮에 장애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대개 피곤하지만, 저녁에는 우리 자체적으로 모여서 예배하는 일을 했다. 내 기억으로는 그때 그 수련회가 가장 뜨겁고 성령충만했었다. 그것을 통해서 내가 크게 깨달은 것은 성령의 강력한 임재는 긍휼과 함께 간다는 것이었다.

그 수련회 이후에 교회로 돌아와서 한 달에 한 번 교회 주변 독거노인들을 돌아보는 일을 했다.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 주변에 연탄을 사용하는 독거노인들이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래서 교회에 광고해서 성도들의 후원을 받아 연탄과 쌀을 나눠주는 일을 했다. 그리고 거기에 위치한 교회들과 연합해서 예배하는 일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보람되고 기쁜 일이었다.

이번 주에 ‘새롭게 하소서’ 게스트로 나오신 한홍 목사님의 간증을 들었는데, 목사님은 워크홀릭 경향이 있으셔서 제대로 쉬지도 않고 밤낮으로 사역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안면 근육이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나서 무조건 육 개월을 쉬어야만 하셨단다. 지금도 피곤하면 그 증세가 나타난다고 하니 그 정도가 정말 심했던 모양이다.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고 특별새벽기도회를 인도하는데 그 주간에 거기 모인 성도들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성령의 임재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집회를 통해서 많은 병자들이 치유 받는 기적이 나타났다고 하셨다. 목사님께서 심각하게 질병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니까 더 성령께서 그 긍휼의 마음을 통해 치유의 능력을 흘려보내신 것 같다고 하셨다.

내가 토요 시내 전도를 하면서 계속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 영혼을 바라보는 긍휼의 마음이다. 단지 전도지를 나눠주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변호하는 일보다 그들을 주님처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도지 나눠주는 일도 익숙하고 위축되지 않고 대화하며 복음을 전하는 일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그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부족하다. 그래서 주님은 이 긍휼의 마음을 갖게 하려고 내 삶에 가슴앓이하는 시간도 주시고, 그분 앞에 자주 그리고 오래 머물러 있으라고 하시는 것 같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나라가 어린아이들과 같은 소자들이 들어가는 나라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나라에 들어가는 이는 어린아이와 같이 날마다 하나님께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라고 부르짖는 자여야 한다고 하셨다. 그런 자들은 자연히 불쌍한 마음을 갖고 세상의 버려진 자들을 찾아가서 선한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그 놀라운 영광과 능력이 그들을 통해서 세상에 부어질 것이다. “주님, 제게도 긍휼을 가르쳐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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