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 요한계시록을 다시 설교하면서” – 이영주 목사

1991년에 총신신대원에 바로 입학을 하지않고 1년간 휴학을 하면서 대학선배 목사님의 아버지가 시무하시는 자그마한 교회의 교육 전도사(파트타임)로 사역을 시작했다. 교회가 작다보니 맡은 부서 외에도 설교할 기회가 많았다.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주일설교까지 선배와 돌아가면서 설교를 했다. 신학을 공부하기 전이었지만 톰슨주석성경 한권을 참조하면서 먼저 본문 분석을 하고 묵상한 것을 가지고 설교를 했었다. 아직 신학을 공부하기 전이어서 아무래도 본문 해석은 부족했지만 충분히 개인적으로 묵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설교하는데 큰 어려움은 못느꼈다.

나는 처음부터 성경한권을 정해서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설교하기를 좋아했다. 그게 내 성격에 맞기도 했지만 그래야 성경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선호하기도 했다. 이렇게 설교하면 언젠가는 성경전체를 설교할 수 있겠다 싶어서 교회사역지를 옮겨도 중복하지않고 권별설교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 덕분으로 성경전체를 다 설교할 수 있었고, 지금은 중복해서 설교하기도 하고 특정 주제를 가지고 신구약 전채를 통합해서 해보기도 한다. 더구나 새로운 주석들이 계속 나오다보니 이전에 설교한 책이라도 다시 연구할 수 있어 늘 새로 공부하듯이 하게 된다.

이번 주 수요예배부터 요한계시록을 설교하기로 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성경공부와 설교를 다 치면 이번이 다섯 번째 정도는 되는 것같다. 이 정도면 많이 익숙할만도 한데 팬데믹을 거치면서 다들 종말론에 관심이 많아졌지만 다른 책에 비해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종말론과 밀접하게 관련이 다 있는 이단의 주장에 너무 쉽게 미혹당하는 것 같아 다시 전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미 여러 차례 요한계시록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이 책이 인류 종말 타임테이블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복음을 위해 충성되게 살아가도록 당시 소아시아 일곱교회와 오늘날 우리 성도들에게도 용기와 위로를 주는 책이라는 것이다. 마치 구약의 욥기처럼 복음 때문에 고난을 받고 또 계속 받아야 할 주의 백성들에게 마지막까지 믿음을 지키라고 격려할 목적으로 쓰여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종말의 수수께끼나 암호풀이하듯 접근하는 것같아서 이 책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다행히 펜데믹기간 중에 ‘개인골방프로젝트’를 하면서 요한계시록을 성도들과 나눈 적이 있어서 좋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설교하면서 요한계시록을 심도있게 다루면서도 이 책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도록 돕고 싶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신약성경은 예수님을 소개하고 믿고 섬기는 것을 설명한다면 요한계시록은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복음서나 여러 서신에도 종말에 관한 가르침이 있듯이 요한계시록도 동일하게 그 정도로 종말을 가르쳐줄 뿐이고, 역시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섬기고 증거하는데 자기 삶을 드리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니까 요한계시록이 오로지 종말을 포커싱한 책이 아니라 당시 세속의 성공과 관련된 우상숭배와 정치적 박해를 동반한 로마황제 숭배 강요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던 소아시아 성도들을 격려하기 위해 쓴 책이다. 이것은 오늘날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고자하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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