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기독교는 자기 성찰하는 종교가 아니다.” – 이영주 목사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 중에 하나가 일기를 꾸준히 쓰는 사람이다. 누구나 이제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먼 훗날 나이가 들어 시간이 많을 때 예전에 쓴 일기를 뒤적거리면서 ‘그래 그 때는 그랬었지’라고 과거를 추억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에 나도 일기 쓰기를 여러 번 도전해보았지만 번번이 미루고 몇 달에 한 번 쓰는 식이어서 쉽지 않았다. 블로그가 유행했을 때 일기 대신해서 거기에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그런지 진실하게 쓰기가 어려웠다.

일기는 나의 과거를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정신없이 살기만 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이 하루를 살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정리하며 내일을 더 잘 준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서 참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고 나서 새롭게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는데, 그건 이런 자기 성찰보다도 그토록 못난 나를 위해 행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것이다. 사람이 만든 종교나 자기 삶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이 자기 성찰이다. 이렇게 하는 데에는 내 힘으로 내 자신을 얼마든지 새롭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가진 가능성은 무한해서 가히 놀랄만한 업적을 이루는 위인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의미를 담보하고 있는 인격이나 삶의 목적과 관련해서 우리 인간은 절망의 상태에 놓여있다고 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자신의 진짜 본질을 성찰하면 할수록 ‘나’라는 존재는 너무 연약하고 추해서 자기 가치가 추락하고 미래의 삶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져서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신 성찰은 심한 무기력증이나 거의 학대에 가까운 종교적인 고행에 몰입하게 만든다. 자기 성찰을 유독 강조하는 종교가 불교와 힌두교이다. 사실 사람이 만든 모든 종교는 다 이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직하게 그것을 따르면 남는 것은 허무와 절망뿐이다.

기독교는 절대로 자기 성찰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가 아니다. 물론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가 얼마나 연약한지, 내가 얼마나 죄인인지를 깨닫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 몰입과 함몰로 끝나면 자살한 가룟 유다와 같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기독교인은 죄인된 자신을 묵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독생자를 아끼지 않고 죽게 하신 그 하나님의 은혜, 그토록 나를 존귀하게 보시는 그분의 사랑을 묵상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애쓰지 않더라도 우리 인간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존재인가는 살아가면서 깨달을 기회는 많다. 부부로서의 삶, 부모로서의 삶, 치열하게 경쟁하는 직장생활을 조금만 해 봐도 뼈저리게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혹독한 자기 성찰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치 있고 소중하다’고 말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은혜가 우리를 더 성찰하게 해 준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마 5:3) 그러니 자기 성찰하며 괴로워하지 말고 은혜의 보좌를 향해 매일 담대히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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