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사역한지 9년을 접어들었다. 나는 영국에 올 때 한국에서 9년간 섬겼던 교회에서 선교사로 파송을 받고 왔다. 그래서 처음부터 여기서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선교가 눈에 띄는 열매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서 효과적인 선교전략을 찾기가 어려웠고, 한국인으로서 콧대 높은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한계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영국 내에서의 선교보다 우선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전 세계 선교완성을 위한 전략에 집중했다.
일명 ‘미개척 미전도 종족’이라고 하는 선교사님들의 손길이 잘 미치지 않는 종족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미국의 주요선교단체들의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그런 종족의 75%가 인도에 모여 있다는 것을 알고서 단기선교를 가더라도 가까운 동유럽보다 비용이 더 들여서라도 인도를 고집했고 선교주일에 모은 선교헌금도 거기로 보냈다.
그러면서도 런던에서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담이 늘 마음에 있어 하나님께 인도를 구했다. 살다보니 처음에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런던에 진짜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유태인 8만, 쿠르드족 10만, 방글라데시아 30만… 뉴욕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언어가 런던에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더구나 갈수록 이민자들이 도시로 모여드는 전 세계 추세를 보면서 이 런던 중심가에서 우리교회가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의 모델을 세워야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 때부터 토요 시내 전도를 통해서 선교의 야성을 키우려고 노력했고 드디어 올 해부터 런던에서 교회 개척을 준비하고 있는 두 분의 외국인 목회자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만일 하나님께서 이런 선교전략에 좋은 열매를 주시면 전 세계 한인교회들과 한국 교회들에게 소개해서 협력해 갈 생각이다.
선교하는 교회인지를 알려면 교회 재정의 몇 퍼센트를 선교를 위해 쓰느냐를 보기보다 그 교회 성도들의 몇 퍼센트가 선교를 위해 몸으로 동참하느냐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교회는 아직도 선교하는 교회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름 열심히 성도들을 권해서 토요전도와 같은 전도현장에 동참을 권해 보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더구나 매년 상당수의 멤버들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열심히 전도하던 청년들도 함께 떠나니까 선교를 위한 인원동원을 늘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교회가 하는 선교 중에 ‘젊은이 선교’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교회를 출석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 교회가 생애 처음 경험하는 교회라고 고백하는 사람들, 한국에서 교회를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는 사람들, 교회를 습관적으로 다녔는데 비로소 의미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교회의 모든 모임까지 선교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우리교회는 선교적인 교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