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예배 마치고 성도들이 나가는 그 시간이 한 낯선 젊은 부부가 내 아내에게 다가 와서는 “사모님이세요? 이거 편지예요.” 하면서 봉투를 건넸다. 편지는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는가? 그런데 봉투가 두툼해서 “편지 치고는 두껍네요.”라며 고맙다고 했다.
집에 돌아가는 중 차 안에서 아내가 그 편지에 대해서 말을 꺼냈다. 먼저 그 부부의 모습을 설명하기를, 아주 수수한 차림에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유모차도 요즘 젊은 사람들 같지 않게 너무 평범했단다. 그런데 나중에 그 봉투를 열어보니 700파운드의 돈과 함께 다음과 같은 사연이 담긴 카드가 있었단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학업으로 잠깐 런던에 머물고 있는 학생부부입니다. 친구로부터 교회와 목사님의 사역에 대해 많이 들어왔고 지난 9월에 한 번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었습니다.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집 근처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날 교회 방문했을 때 받은 큰 감동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예배 중 말씀을 들으면서 특히 학생들과 워홀친구들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위로하심을 경험할까 생각이 들었고, 족히 200명이 넘는 인원들을 먹이는 직분자들과 리더들의 섬김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날 방문 이후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마음에 부담을 주시는데, 이제야 펜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교회와 목사님의 사역을 매우 기뻐하시며 격려하고 싶으신가 봅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맛있는 고기나 신선한 과일을 나눌 수 있는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설날인데 다들 집에 갈 수는 없어도 함께 하나님 나라의 가족 됨을 기뻐하는 시간 보내시길 기원하며 앞으로도 복음의 좋은 소식들이 늘 들려오는 좋은 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또한 눈물로 땀으로 이 사역을 감당하시는 교회의 리더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이 부부가 교회를 처음 방문했을 때가 작년 9월 아마도 비빔밥을 하고 있을 그때였나 보다. 그런데 얼마 있지 않아서 사람이 많아지면서 더 이상 식사가 곤란해서 아쉽지만 지하 식당까지 예배실로 전환했었다. 그 때 예배와 식사하는 광경을 보고 퍽이나 인상 깊었나 보다.
화요일 리더모임에서 이 사연을 말하면서 앉아서 먹기 힘들다면 서서라도 아래층에서 설을 맞아 음식을 준비해서 먹으면 어떨지 의논해 보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도저히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 돈은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할 생각이다. 적지 않은 금액과 그 사랑어린 마음이 우리를 향한 주의 마음 같아서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 그 부부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두 분은 이번 구정에 우리교회 가장 큰 선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