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교회에 거의 다 와 갈 즈음 차 안에서 막내아들 여호수아가 ‘나는 태어난 게 안 좋아.’라고 했다. 가끔 이런 말을 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데 이날도 그랬다. ‘왜 그런 말을 해?’라고 아내가 물었더니 대답보다 도리어 ‘엄마는 태어난 게 좋아?’라고 되묻는다. 삶의 무게를 요즘 무척 심하게 느끼는 아내로서는 순간 움찔하는 것 같았고 너무 질문이 진지해서 ‘엄마는 너무너무 행복해’라고 가볍게 말하기는 양심이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아내는 ‘엄마도 힘들 때도 있지만 여호수아가 있어서 너무 좋지!’라고 대답했다.
그 말이 그렇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 같지 않아서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내 말을 안 듣잖아.’ 자신이 원하는 바른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마서 7장에 나오는 바울의 고뇌 ‘원하는 바 선은 행치 않고 원치 않는 악만 행한다.’고 괴로워한 것이 순간 떠올렸다. 저 어린 나이에도 저런 고민을 할 수 있구나.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장난치듯 가볍게 말하면 안 되는구나 그 생각을 여호수아를 키우면서 많이 한다.
그 후에 여호수아의 고뇌(?)가 마음에 여운처럼 남아서 어느 날 다시 그 주제를 꺼내서 대화를 시도했다. 왜 태어난 것을 후회하는 지에 대해서 물었다. 이번에는 신앙적인 이유를 들었다. 자기는 천국을 가고 싶은데 너무 잘못하는 게 많다는 것이다. 구원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그런데 그 구원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라는 것을 아직 이해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아직 모르고 있구나.’였다.
사실 하나님의 사랑은 성경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면서 동시에 모든 종교와 가장 다른 점이다. 성경을 무슨 하라, 하지 말라고 말하는 도덕책처럼 생각하면 아직 성경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성경은 죄인인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야기이다. 구약은 무서운 하나님, 신약은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사실 성경을 잘 몰라서 그렇다. 그저 가나안 정복 시 거기 사는 사람들을 다 멸하라는 말씀과 이스라엘이 끝내 죄에서 돌이키지 않아서 심판하신 그 부분만 크게 봐서 그런 생각을 하지만 성경을 찬찬히 보면 하나님의 모습은 너무나 인자하시고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사랑이 많으신 분이시다.
수련회를 두 주 조금 못 남긴 상태에서 증거 할 말씀을 놓고 여전히 씨름 중이다. 관련된 책도 읽고 성경도 보지만 어느 관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해야 하나 계속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마음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이다. 그분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그분이 오셔서 이루신 구원은 다 놀라운 사랑의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진짜 사랑 이야기를 듣게 되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게 될 때 비로소 여호수아처럼 내가 살아가는 것이 너무 버거워 괜히 세상에 태어난 것 같다고 후회하는 우리의 깊은 고뇌가 해결될 수 있다. 그 하나님의 사랑이 잘 드러나고 부어지고 체험하는 수련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씀을 준비하는 저를 위해서 많이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