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34, 33, 19, 5806”

금요일 늦은 밤 B2 양육자 모임에서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가 책상 한구석에 놓여있던 손바닥만 한 빨간 노트를 찾아 펼쳐 봅니다. 여러분이 평생 사들인 대부분의 몰스킨 노트가 그렇듯, 이게 한때는 처음 몇 페이지 끄적였다가 방치돼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는데 어느새 빼곡히 채워져 있는 게 볼 때마다 신기하네요 – 모두 지난 18개월간 읽어온 책들의 기록입니다.

안녕하세요. 꿈이 있는 교회 북클럽 GACHI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박형배라고 합니다. 작년 4월 ‘같이 있는 시간의 가치’라는 거창한 표어로 시작했습니다만, 결국 진정한 가치는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란 마음으로 모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매달 한권의 책을 2주에 한번씩 만나 함께 읽고, 삶을 나눕니다. 교회 북클럽이지만 신앙서적의 비율은 의외로 낮은 편인데, 그간 읽은 책을 생각해보면 소설, 뇌 과학, 심리학, 미학, 인물평전 등 정말 다양했네요. 신앙/신학 서적만을 고집하지 않는 이유는 이 모임이 고린도후서 10장 5절의 말씀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

우리가 가진 진리, 복음에는 세상의 어떤 책, 어떤 주제도 품어낼 수 있는 깊이가 있다고 믿습니다. 복음은 단순 명쾌하지만 신앙고백 몇 줄로 간단히 정리될 수 있을만큼 빈곤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하나님에 대한 이해도 함께 깊어지는 것을 경험한 지난 18개월이었습니다. 뇌과학에 대해 읽으며 나누는 죄의 문제, 공상과학 소설을 통해 살펴본 복음의 의미, 반 고흐의 삶을 읽으며 나누는 그리스도인의 소명, 듣기만 해도 흥미롭죠? 이렇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가능한 특별한 나눔, 좋은 대화들은 제 삶에 (그리고 감히 바라건데 우리 회원님들께도) 큰 복이었고 비타민 같은 시간이 됐습니다. 그간 모임을 진행하며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참여하는 개개인의 삶을, 그리고 더 나아가 꿈교회 공동체를 풍성하게 세워나갈 그런 모임을 위해 기도하며 조금씩 나아가는 중입니다. 함께 기도해주세요.

그간 총 34명의 지체들과 33번 만나 19권, 5806쪽의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모임 때마다 성령님께서 주관하시길 기도하지만 저 혼자였다면 이전에 그랬듯 진작 흐지부지 됐을 텐데, 이 모임을 애정해주시고 지켜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저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쑥스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 대화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주보에 늘 적혀있는 제 연락처로 문의를 주시면 됩니다. 책에 대한 대단한 열정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고요. 대신, 열린 마음 및 한 달에 한권의 책을 읽어 낼 약간의(?) 성실함은 필요합니다. 그간 모임의 기록은 인스타그램 계정 @gvc_reads 와 www.thegachi.co 에서 보실 수 있어요. (회원님들 사진이 있어서 비공개 계정이니 친구 신청을 해주세요.)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THE GACHI 드림

Recent Sermons

예배시간 변경 안내(service time change)

  • 3월 3일(3월 첫 주만) 센트럴 주일예배가 영국교회 행사 관계로 오후 3시로 변경되었습니다. 윔블던 예배는 동일하게 오전 10시 30분 입니다.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