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바뀔 때보다는 덜하지만 2020년 하면 왠지 뭔가 느낌이 다르다. 실제로 우리교회는 2020년에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생명력 있게 성장하는 교회는 정체되기보다 계속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공동체인데 그런 점에서 우리교회는 한참 자라는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처럼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 고민하며 대처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확실히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새해에 있을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는 가족셀과 부부셀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교회 안에 가정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있는 몇 가정도 청년셀 리더를 맡고 있어서 따로 가족끼리 셀을 구성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러다가 새로 등록하는 성도들이 많아지면서 그들 가운데 부부들이 ‘이 교회에는 부부들이 함께 모이는 셀은 없느냐?’는 질문들을 받으면서 그 필요성을 느껴서 부부 셀을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리더 할 사람이 없어서 아내가 모임을 인도했는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부들이 대거 등록하면서 아내가 맡기에는 힘들어서 내가 셀리더를 맡아서 인도했다. 그러다가 부부들 가운데서 리더가 세워지고, 자녀가 생기면서 가족셀과 부부셀로 자연스럽게 나뉘게 되었다.
이렇게 10년을 지나면서 가족셀과 부부셀로 분리되어 모이기보다 하나로 합쳐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올 하반기에 다 같이 기도하고 전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일단 한 번 합셀로 10주간 Trial 기간을 가져보자고 했다. 그 기간에 아이들이 있으면 모임이 힘들 것 같아서 모임 시간에 맞춰서 아프터스쿨도 운영했고, 성경공부도 ‘가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매주 목요일 저녁에 리더들이 나와 모임을 갖고 그것을 소그룹에 가서 인도했다. 3주마다 성경공부 없이 교제만 하는 날도 가졌고, 한 달에 한 번은 주일에 모이는 모임 대신 주중에 가정에서 식사하며 오랜 시간 나눔을 갖는 시간도 가졌다. 이렇게 Trial 기간이 끝나고 원래대로 부부셀과 가족셀이 다시 모여 평가를 한 결과 여전히 고려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긍정적이어서 새해에는 합쳐서 가기로 했다.
두 번째 큰 변화는 예배 전에 가졌던 주일학교를 2시 예배 시간에 갖는 것이다. 지난 1년간 매월 셋째 주에 교사예배를 먼저 드리고 2시 예배 시간에 주일학교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왔었다. 교사들만 따로 예배하는 장점도 있었지만 본 예배에 함께 예배하지 못한다는 아쉬움, 교사들 자체 교제 시간이 너무 짧고 장년예배 동안 장시간 아이들을 맡아야 하는 피로감 등으로 매주 이렇게 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지하에서 아이들과 같이 있는 부모들뿐만 아니라 본당에 자리가 부족해서 지하에서 예배하는 청년들마저 제대로 예배를 드릴 수가 없다. 또한 자녀들 가진 새 가족이 교회에 등록하려고 해도 이런 상황을 보고는 망설이는 경우들도 생겨서 2시에 주일학교를 갖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교사 교제시간 확보와 장시간 아이들 돌보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찬양 끝나고 부모들이 자녀들을 주일학교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안하던 것을 새로 할 때에 누구에게는 좋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더한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희생하는 성도들에게 내 마음이 많이 쓰인다. 그런데도 교회를 생각해서 따라주겠다고 하는 그들이 너무 고맙고 또 그런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도 감사하다. 역시 우리교회는 참 좋은 교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