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핑계로 셀 리더를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계속 함께하기를 원하시는 것 같았다. 몇 달간 고민하던 와중에 하나님께서 동역자와 예배를 통해서 말씀해 주신 것이 있었다. “안심하라 내가 널 사랑한다. 두려워 말아라. 내가 너와 함께한다.” 순종에 앞서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다시금 묵상하게 해 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남편 석현네 셀 리더를 같이하기로 결단한 과정에서 느낀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다.
결혼 전,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앞두고 걱정 인형으로서 걱정이 참 많았다. 그럴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눈 시절이었다. 가정은 작은 교회이며 가정으로부터 공동체가 시작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해 주셨다. 가정에 대한 가치관이 새롭게 정리되고 오직 두 가지에 대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주인 되시는 가정,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가정이 되게 해주세요.” 그 기도를 드렸을 때 비로소 평안한 마음과 결혼에 대한 확신, 기쁨, 감사가 몰려왔다.
지난 몇 달간, 결혼식을 하고 집을 꾸미고 신혼여행을 하고 오느라 아주 바쁘게 지냈다. 결혼 후, 이곳에서의 삶이 이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면 쓸쓸했던 외국 생활에 함께하는 가족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방 한 칸이 전부였던 생활에 거실이 생겼다는 점이다.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그렇게 결혼에 대해 걱정이 많던 시절에는 하나님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을 것처럼 매달렸던 나였다. 하지만 고민이 해결된 평안한 요즘 하나님과의 관계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단적인 예로, 수요예배에 갈 수 있지만 거실 소파에서 쉬는 게 더 좋았고, 인테리어 소품 찾아보느라 큐티 묵상을 미루기도 했다.
지난 주일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내가 드린 기도를 기억하게 하셨고 다시 한번 돌이키게 하셨다. 부부가 함께 청년들을 섬길 수 있는 셀 리더라는 자리만큼 더 큰 기도 응답이 있을까? 작은 순종을 드렸지만,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피곤하고 예민할 때 가족에게 하는 말과 행동에서 마주하는 나의 모습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참 부끄러웠다. 그럴 때마다 드러나는 나의 민낯을 보며 괴롭기도 하고 리더의 자리를 계속해서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기에 내가 함께하고 도와줄게.”라고 말씀해 주셨고, 더욱더 하나님의 성품을 닮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여전히 부족한 모습이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셀 리더의 자리는 ‘힘든 시험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주시는’* 과정이라 믿기에! 하나님 안에서 우리 가정이 더욱 하나 되고, 매일 그분의 성품을 닮아가며,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비밀을 알게 해 준 우리 셀원들.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다정한 사랑을 베풀어준 우리 셀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새롭게 하소서 CBS – 박리부가 사모님 편』에서 나온 문장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