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가족 휴가를 다녀왔다. 다음 주면 아이들이 개학이라서 늘 집에만 있었던 아들 두 녀석을 위해서 편도 4시간 30분이나 걸리는 웨일즈 Rhossili로 향했다.
웨일즈는 교회 수련회로 여러 번 다녀왔어도 휴가처럼 다녀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다며 산이며 그렇게 좋은 곳이 많다고 하는데, 그동안 두 아들이 너무 어려서 장거리 여행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제 많이 크기도 했고, 전에 런던 여행 오셨을 때 우리 집에서 묵으셨던 이성수 목사님께서 그 근처 영국 교회를 사역하고 계시는데 초청해 주시고 가이드도 해 주셔서 큰맘 먹고 갔다. 특히 이번 휴가는 아내가 아이들 위해서 가자고 했기 때문에 2주 전 청소년 수련회 때 여호수아가 그 목사님의 두 딸을 만나서 안면이 있어서 편할 것 같아서 간 것도 크다.
오전 9시 좀 넘어서 집에서 출발해서 2시 가까이 되어서 약속한 Rhossili에 만나서 사모님이 싸 오신 점심을 맛있게 먹고, 언덕을 걸으며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를 둘려보았다. 여호수아는 아무리 경관이 아름다워도 걷는 것이 싫다며 Beach를 가고 싶다고 해서 인근에 있는 Three Cliffs Bay로 향했다. 주차하고 해변까지는 약간 거리가 있었지만 부드러운 모래 언덕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러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신나게 노는 것을 보니 함께 기분이 좋았다. 그 다음날은 Tenby에 오래 머물면서 조개도 잡고 날씨도 좋고 물도 차갑지 않아서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그렇게 피곤한 하루를 끝내고 목사님 댁에 돌아오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새벽까지 목사님 내외와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사역하고 계신 영국 교회에서 어떻게 비자를 내주시고, 어떻게 사역하고 계신지 들었다. 오래전 안식년 차 영국에 오셨다가 떠나시기 전에 ‘이곳에 와서 사역하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강한 부름을 받고서 한국으로 돌아가서 바로 교회를 사임하고 웨일즈 한 선교단체를 통해 오셨다. 그런데 중간에 비자 연장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 출석하던 현지 교회에 작별인사를 드렸는데,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눈물을 흘리시면서 너무 아쉬워하셨고 떠나기 전에 비자를 만들어서 초청할 테니 다시 올 수 없겠느냐는 제의를 받으셨다고 한다.
부름은 받았지만 이렇게 하나님께서 인도하실지 몰랐다고 한다. 한 번도 비자를 내 준 적이 없는 교단에 그 목사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허락을 받고 비자 수속을 밟는 그 오랜 시간 한국서 마음고생이 많으셨겠지만 하나님이 부르신 그 땅으로 다시 무사히 오시게 되셨단다. 처음 웨일즈에 왔을 때 집을 구하기 전 일주일을 그 영국 교회 목사님께서 집에 머물게 해 주셨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흔치 않는 일이다. 그렇게 애써 주신 목사님을 위해서 열심히 옆에서 섬기셨고 자기들 때문에 처음으로 목사님이 내외가 한 달 안식월을 가질 수 있었다고 감사해 하셨다.
아무리 영국이지만 시골이고 마약출신들을 위한 플랏도 있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위치한 한 시골교회를 부르심따라 묵묵하게 섬기시는 선교사님 내외를 보면서 감동이 되고 감사가 되었다. 비록 사람들 눈에는 잘 띄지 않겠지만 우리 주님은 약속하신 대로 은밀한 중에 보고 다 갚아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