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던 2005년 이후 나는 나름대로 꾸준하게 신앙생활을 유지해왔었다. 매일 큐티도 하고, 제자훈련도 받고, 리더도 하고. 겉보기에는 ‘아 믿음 좋으시네요’ 라고 말할만한 구색은 갖추고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교회 밖 생활에서 나는 구별되지 못한 사람이었다. 교회 안에서는 믿음이 좋아 보이지만, 밖에서는 침묵하는 ‘착한 크리스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때로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꿈이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매 주마다 하나님이 깨달음을 주시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영혼을 향한 긍휼한 마음을 주신 것이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던 기숙사에 일본인 가정이 있었는데, 몇 번 교제를 하면서 이 가정에 꼭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 가정이 이곳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로, 우리도 바쁜 상황이었지만 3인분정도의 요리를 준비해서 여러 번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둘째 아이를 위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해주었는데, 기도가 끝난 후 일본인 엄마는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 뒤로도 마주칠 때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가정이 떠나기 전날 우리는 짤막한 간증과 함께 일본어 성경책을 선물로 주었는데, 정말로 감사해하며 성경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만난 두 명의 태국친구들이 있었는데, 둘 다 순수하고 학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었다. 학과에 아시아인이 우리 셋 밖에 없어서 서로 친해지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이 영혼들을 사랑하신다는 마음을 주셨다. 그래서 우리 가정으로 초대를 하여 식사대접을 하며 복음을 전했고, 마지막 만남 때에는 태국어 성경책을 선물로 주며 기도를 해주었는데, 둘 다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두 친구 모두 신은 여러 명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긴 하였지만,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해서 감명 받는 모습이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은 ‘순종’과 관련된 것이었다. 많은 크리스챤들이 ‘순종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를 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기도를 했지만, 어느 날 하나님께서 주신 깨달음은 ‘너에게 순종할 많은 것들을 이미 얘기했다’는 것이었다. 기숙사에 살면서 가끔은 불편한 일들이 생기기도 했다. 인종차별적인 행동인지 우리가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꾸하지 않는 한 아주머니가 계셨다.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던 중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인내와 희생을 다시 한 번 묵상하게 되었다.
측량할 수 없는 예수님의 인내와 사랑을 바라볼 때, 작은 자존심마저 내려놓지 않고 있는 내가 초라하게 여겨졌다. 그 아주머니가 마침 기숙사 앞 가든 관리를 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예전 같았으면 귀찮아서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고, 나에게 선대하지 않는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지도 않았겠지만, 나는 기꺼이 자원봉사를 지원했다. 그 뒤로는 이상하게도 아주머니와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하나님의 테스트였을까? 어쨌거나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먼저 손 내밀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가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한참 멀었지만.
지난 1년간 목사님과 사모님을 비롯하여, 꿈이있는 교회에서 경험한 충만한 은혜와 가족셀 공동체에서 믿음의 가정들이 보여준 섬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꿈이있는 교회 식구들이 주님 안에서 강건하게 자라나며,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는 담대한 믿음의 사람들로 차고 넘치길 기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