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 이영주 목사

한국에서 나이 40을 바라보는 청년과 식사하고 교제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자매는 오랫동안 NGO에서 일해 왔는데 교회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오늘날 봉사기관들이 교회 역할을 대신하다 보니 사람들이 더 교회를 갈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 일들이 교회가 해야 할 사역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교회가 봉사단체나 구제 단체는 아니다. 교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복음을 증거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교회가 이 복음의 능력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국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교회가 가져야 할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말씀, 기도, 성도의 교제가 거의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교회 내의 여러 기관들은 그 조직이 돌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봉사나 식사, 건물 청소를 위해서 동원되고 있는 것 같았다. 가족셀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간 한 자매가 영국에서처럼 엄마들이 모여서 말씀도 공부하고 기도하고 싶어서 자기 집에 모이자고 했을 때 다들 반응이 냉담했다고 한다. 모여도 세상 살아가는 어려움만 잔뜩 늘어놓는 자리일 뿐 신앙적인 나눔을 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모든 교회가 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고, 분명 건강한 교회도 있겠지만 많은 교회가 그 본래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영국 내의 대부분은 한인교회들은 영국교회를 빌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일주일에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만 사용하다보니 건물의 소중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모든 일이 교회건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교회와 다른 점들이 많다. 우선 교회 건물 관리를 위해서 교회성도들이 동원되는 일은 없다. 나중에 하나님께서 건물을 주셔도 교회 본연의 일에 충실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요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꼭 필요하지도 않는 심방(교인과의 개인 만남)이 한국교회에서는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말씀으로 권면하고 기도해 주는 진짜 심방을 하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교회 행정도 최소한으로 하고, 팀별로 책임감 있게 다들 잘 해주어서 그것에 쏟는 에너지도 확실히 적다. 그래서 보다 본질적인 예배나, 말씀 연구, 기도와 전도 등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교회의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께 전심으로 나아가게 된다. 한국교회를 떠나 10년을 여기서 지냈기 때문에 그곳에 있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계속 있다면 여전히 못 봤을 것들이 이렇게 한국을 방문해 보면 보인다. 의외로 교회가 본질적인 일보다 부수적인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번에 수련회 말씀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의외로 우리가 믿는 진리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복음을 알게 되면 분별력이 없어서 세상의 체계적인 사상에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다.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우리의 복음을 정말 잘 알아서 확실하게 증거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다시 하게 해준 한국방문이었다. 이런 부담감을 가지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더 날카로운 진리의 칼을 갈아야겠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라 …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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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