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목사가정이지만 자녀들의 신앙생활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늘 마음에 부담을 갖고 세 딸과 아들 녀석이 주님을 제대로 믿고 사랑하는 아이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목사지만 자녀들의 신앙생활을 위해서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하나님께 죄송스럽다. 고작 해 주는 것이라곤 Q.T책을 정기구독해서 ‘잘 하라’고 말해주는 것과 주일예배와 수요예배를 함께 드리는 것이다.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아파도 교회 공식 예배는 빠지지 않고 데리고 다닌 편이다. 수요예배만 해도 끝나고 오면 밤 11시가 넘는다. 너무 피곤해서 기도시간에 잘 때가 더 많고 차 안에서도 계속 졸면서 오고 또 그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를 가야 하는 딸들이 안쓰러울 때가 많지만 큰 불평 없이 따라준 아이들에게 고맙다. 내게 맡겨준 자녀들을 축복해 주시고 책임져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최소한의 나의 노력이다.
1년 전 즈음인가 여호수아에게 십자가에 대해서 가르쳐야 하겠다는 마음이 든 때가 있었다. 말을 곧잘 하기 시작할 때 어느 날 또래 아이들과 대화중에 십자가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을 하는 것을 옆에서 들으면서 ‘아이쿠, 제일 중요한 것부터 가르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구나.’ 그 마음이 들었다. 예배의 현장에 늘 노출되어 그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도록 해 주었지만 십자가를 제대로 전하지 않았구나 그 생각을 그 때 했다. 그 후로 성경동화책을 가지고 십자가 부분을 신경 써서 설명해 주고, 어린이 예수 영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주일학교에 다니면서 복음에 대해서 매주 들으니까 이제는 십자가가 무엇인지 더 많이 이해해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주에 여호수아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기도자 학교’에 참석을 했다. 모처럼 아내가 은혜 받는데 집중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나는 여호수아를 책임졌다. 옆 방 문틈을 통해서 들려오는 부스러기 은혜를 사모하면서 레고와 블록으로 함께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거기서 두 살 어린 루디아라는 여자 아이를 만났는데 부모님이 신앙교육을 잘 시켰는지 나이에 비해서 대개 말도 잘하고 성숙했다. 둘이 아주 친하게 잘 지냈는데 한 번은 루디아가 ‘나는 하나님의 딸이야!’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여호수아가 ‘아니야, 하나님은 아들밖에 없어!’라고 받아쳤다. 둘 다 말이 옳았기 때문에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지만 옆에서 그걸 보는 나는 얼마나 재미가 있든지…^^ 자녀들의 신앙생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