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팬데믹 상황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8월부터 행정조치가 풀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 오프라인 예배와 모임을 기다려온 우리에겐 실망스런 일이지만 설사 풀렸다 해도 실제로 모이는 건 조심스러워서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온라인상의 예배와 모임이 익숙지 않은 것을 지나 대개 힘들어해 온 성도들은 마음을 보다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
상황에 영향 받지 않는 사람으로 자신을 세우고, 진짜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떨어져도 주님 한 분 바라보며 신앙생활 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 개인골방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족하는 법을 그리스도 안에 배워야 하고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능력이라고 하셨듯이(빌 4:11-13) 부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먹었으면 좋겠다.
온라인 예배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 누구보다 예배준비팀장인 태규가 수고를 많이 하고 있다. 자체 건물이 없는 상태에서 필요한 장비들을 비교해서 구입하는 일에서부터, 그것을 송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생전 처음 접해보는 프로그램들을 며칠 밤 자습해 가며 익숙해질 정도로 익혀야 했고, 장소도 교회에서 우리 집으로 바뀌고, 인터넷 상황 때문에 메인 컴퓨터도 수차례 바꿔야 했다. 그때마다 프로그램을 다시 셉업해야 하니 이건 여간의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다. 다시 이번 주일부터 찬양을 라이브로 하기로 해서 새로 손이 가야 할 일이 또 생겼다.
그동안 찬양팀원들이 매주 두 번의 예배를 위해서 각자 악기연주와 찬양을 녹음해서 보내고, 그것들을 다 모아서 적절한 음이 만들어지게 조절을 하고, 최종적으로 출력할 영상으로 편집까지 해야 하니 모여서 연습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더구나 멤버들의 절반 이상이 런던에 있는 게 아니니 고충이 많았다. 그래서 박주영 목사님이 비자 받아 런던에 다시 들어오자마자 바로 찬양까지 라이브로 하기로 결정하고 바로 주중에 세팅을 다시 했다. 금요일에 악기와 라인들로 거실이 가득한 것을 보면서 마음이 심란했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예배를 드리고자 애쓰는 모습들을 보면서 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윤시현 집사다. 10년간 묵묵히 거의 사역자처럼 교회건물 관리며 영국교회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 주었고, 매주 수요일과 주말도 없이 찬양팀을 이끌며 헌신해 주었다. 그러다가 1년간 사역을 내려놓고 찬양 관련 유명한 영국교회에 출석하며 배우며 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그 쉼을 방해하고 중요한 음향을 잡기 위해서 콜을 해야만 했다. 더구나 교회 온라인 예배뿐만 아니라, 앞으로 필요하다 싶어서 시작한 내 개인 온라인 방송을 위해서 필요한 장비도 빌려주고 음향을 셋업하기 위해서 수차례 집을 방문해 주었다.
이 외에도 매주 우리 자녀들이 그 연령에 맞게 제대로 예배하고 말씀을 배울 수 있도록 12시 30분부터 예배 영상을 제작해서 공유해주고, 예배 후에 이어서 반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무척 수고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다 소개하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참 많은 성도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생각하며 기도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