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실제 예수님의 모습은 어떠했을지에 대해서 혼자 상상했던 적이 있었다. 예수 영화에 나오는 그런 모습일까? 길을 가시다가 뒤를 돌아보시고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따르는 제자들을 향해 ‘심령이 가는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너희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 예수님의 설교를 실제 육성으로 듣는다면 대개 유머가 있었을 게 분명하고, 당시의 세리, 죄인, 창녀들도 편하게 다가가서 식사할 정도로 친근감도 있으셨다. 십자가 못 박하시기 전날 겟세마네 동산에서 제자 가룟 유다가 로마 군인들에게 자기가 입 맞추는 그 사람이 예수라고 알려주는 정도로 예수님의 복장은 주변 사람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평범하셨다.
그래서 대학 시절 내가 상상한 예수님은 대개 소탈하고 유머도 많으시고 인간미가 넘쳐서 주변 사람의 시선을 끄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분이었다. 외모나 하는 행동을 보면 종교적인 냄새를 풍기지 않는, 너무나 평범한 한 인간의 모습을 가지신, 그러나 그분을 가까이하면 가까이할수록 존경이 가고 마음의 큰 울림을 주는 말과 행동을 하시는 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려고 했고, 장래 결혼 배우자도 전통적인 사모가 아닌 이성으로 느껴지고 사랑할 수 있는 자매를 원했다.
교회적으로 수련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신 사경회로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 나눠서 가졌다. 작년 11월에 프랑크 푸르트 한마음 교회 이찬규 목사님, 올 4월에는 얼바인 베델교회 김한요 목사님, 최근 11월에는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님을 강사로 모셨다. 만나 뵙기 전에는 다들 큰 교회 담임을 하고 계시고, 나름 목회와 설교를 잘 하시는 유명한(?) 목사님들이셨지만, 가까이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나 평범한 분들이시라는 것이었다. 세 분 모두 다 겸손하셨고, 인간적이셨고, 부족한 부분 당연히 가지고 계셨고, 어릴 적 혹은 목회하며 받은 여러 상처를 오랜 시간 극복해 가며 성장해 오신 분들이셨다.
숙소와 교회가 차로 1시간 이상이다 보니 오고 가면서, 혹은 식사를 대접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시간 마음에 있는 고민과 꿈과 기도제목도 자연히 나누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개 심적으로 가까워져서 최근에 수련회 인도차 목사님 교회를 방문했을 때 너무나 반가워 보자마자 허거할 정도였다. 확실히 사경회를 통해서 받은 은혜도 커지만, 귀한 목사님들을 나의 멘토로 삼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게 내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이 주신 보너스 선물이었다.
목사라는 자리가 속에 있는 얘기,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는 그러니까 대개 외로운 자리인데 그래서 사람이 몹시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일까? 사경회에 오신 목사님들의 교회 유튜버를 자주 찾게 된다. 그분들의 말씀을 사모해서 이기보다(?)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간접적으로 그분들을 다시 만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가까이서 지켜보면 너무나 인간적인, 여러 가지 부족함과 인격적인 결함으로 혼자 끙끙거리는 연약한 한 인간,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에 목메며 부단히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며 친근감을 갖게 하는 그런 목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