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비전을 생각할 때마다 두 가지 마음이 있다. 하나는 확신과 큰 기대감이다. 두 번째는 부담감과 막막함이다. 먼저 확신과 기대감과 관련해서 나누자면, 선교와 관련된 중요한 모임을 가거나, 선교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 보면 우리교회가 가진 비전이 정말 이 시대에 하나님이 하고자 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든다.
먼저 Multicultural Church 개척은 한인 다음 세대와 영국 내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다 직접적인 선교를 위한 일이다. 영국의 한국 이민 역사를 보면 현재 주류를 이루는 다음 세대는 지금의 주일학교 학생들이다.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믿음이 좋고 한국말을 잘하면 한인교회에 머물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교회 가지 않겠다고 주일마다 부모와 갈등을 겪게 되고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영국 교회로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믿음이 있고 적극적이면 거기서 잘 적응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교회 자체를 가지 않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영국 교회가 갖지 못한 뜨거운 영성과 사람을 잘 돌보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영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빠져들 능력이다.
두 번째로 디아스포라(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 미션은 한 도시에 같이 살고 있는 모든 나라의 다음 세대를 향한 비전이다. 전 세계는 점점 도시화 되어 가고 있고, 도시는 지방과 달리 기독교 자원이 이미 있고, 다양한 민족이 같은 곳에 모여 살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 있다. 그런데 첫 세대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 때문에 현실적으로 연합이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다음 세대들이 다른 나라 다음 세대와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 만일 모든 나라 다음 세대들이 하나가 되어 일어선다면 전 세계 선교를 완성할 수 있다. 영국에서 한 달에 한 번 교회 간다는 사람을 조사해 보니 지난 6년 동안 전체 인구의 8%에서 12%로 성장을 했는데 그 이유가 디아스포라 교회들 때문이다. 영국의 기독교 인구의 1/3은 디아스포라이다.
세 번째 영역별 모임은 우리의 일상인 사회 속 깊숙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비전이다.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을 정하고, 어떻게 그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할지를 배우는 것이다. 여기서 영역이라는 것은 전공이나 직업에 따른 구분이기보다 철학적인 구분이다. 현재 한국만 보면 직업이 16,891개나 된다. 그래서 직업으로 구분하기보다 철학으로 구분해야 단순화 할 수 있고, 모였을 때 서로 대화가 통한다. 예를 들어 같은 미술이라도 순수 미술과 실용미술은 다르고, 같은 교수라도 전공이 다르면 깊은 대화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재정을 철학적으로 구분하면 사업이나 은행 외에 학교, 병원, 갤러리 등 다양한 직종에서 재정과 관련된 사람이 대화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사역 비전은 우리가 다른 교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성도들이 많은 교회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고 또 실천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교회가 실천하기에는 너무 큰 비전이어서 부담감과 막막함이 있다. 그러나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이것은 하나님에게서 온 비전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이루셔야만 되는 거라서 그런 마음을 갖는 것 당연하다. 그래서 하나님의 비전 앞에 그것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찾는 것은 바보짓이다. 해답은 하나님이 이 일을 하실 수 있도록, 그것도 우리를 위해서 하실 수 있도록 그분께 우리 자신을 드리는 것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큰일을 보는 우리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것을 위해 함께 그분께 나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