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지금 겪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가 없어져도 우리의 삶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생태계 전문가들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가 너무 파괴되어서 그것을 회복할 선을 이미 넘으셨기 때문에 모양은 달라도 이런 팬데믹 상황은 앞으로 계속 일어날 거라고, 그 가능성을 백퍼센트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에 우리 셀리더들과 함께, ‘만일 팬데믹이 5년간 계속 된다면 우리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놓고 토의를 했다. 다들 오프라인 예배와 모임이 어서 회복되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그것에만 목매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하고 있는 온라인 사역은 어디까지나 임시로 하는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지금 한국교회가 정부 방침을 놓고 의견들이 또 나뉘고 있는데, 어느 의견이 옳든지 간에 빨리 온라인에 걸맞는 사역의 툴은 갖추는 게 시급하다. 예배는 온라인으로 대체했는데, 더 중요한 소그룹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밖에서 만나는 게 자유로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교회이름으로 모이는 건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커피 마시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성경공부나 기도모임과 같은 진짜 교회 소그룹 모임은 가질 수 없다. 다들 오프라인 모임에 목매고 있어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이런 상황이 5년간 계속 된다고 생각하고 교회 모든 사역방향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계획해서 전환해야 한다. 그러다가 오프라인으로 모일 수 있게 되면 두 날개처럼 온라인의 장점도 같이 활용하면 될 것이고, 그런 준비들이 오히려 온라인에 익숙한 다음 세대가 교회에 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을 미리 한 셈이 된다.
팬데믹은 확실히 그간의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동안은 교회 건물과 거기서 이뤄지는 다분히 퍼포먼서적인(?) 분위기에 의존해서 신앙생활했다. 더욱 전문가적이 되어가는 찬양과 듣기 좋은 설교, 다수가 모였을 때 느끼는 에너지들, 친절한 사람들과의 만남, 이런 것들로 내가 믿음이 없거나 부족해도 교회는 꾸준히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처럼 집에서 모바일 하나에 의존해서 신앙생활하는 상황에서는 내가 진짜 예수 그리스도와 살아있는 교제를 가져왔는지, 그분과의 관계만으로 충분한 믿음인지가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그래서 팬데믹시대에 살아남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주님과 생생한 만남과 교제를 갖는 믿음으로 세워야 한다. 광야에 혼자 떨어져 있어도 얼마든지 자족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한다(빌 4:11-13). 아무리 교회가 시선을 강탈하는 컨텐츠를 개발해서 화려하게 만든다 해도 이미 그것을 잘하고 있는 세상을 따라갈 수는 없다. 도리어 교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주님의 임재’ ‘그분의 영광’을 맛보게 하는 일이 온라인상에서도 일어나게 구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외피도 발 빠르게 입혀가지만, 무엇보다 새언약의 특징인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오프라인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지만 도리어 교회의 본질인 성령의 나타남이 온라인 예배와 모임에서 있어야 한다.
그래서 팬데믹은 성령충만한 목회자와 리더들, 그들로 이뤄진 교회만 살아남게 만들 것이다. 비록 온라인 상황이지만 영혼에 목말라 하는 많은 영혼들은 그런 샘물이 터지는 교회들로 몰려들 것이다. 하나님은 이 팬데믹으로 교인과 교회를 정리하고 계시다. 어떤 교회는 세우고 어떤 교회는 무너뜨리고 계신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주의 얼굴을 구하며 그분 앞에 엎드려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