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영국에서 심각해지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고 있다. 유학생들의 경우 온라인으로 수업과 논문제출이 가능해서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워홀로 온 친구들의 경우에도 안정된 직장이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추세이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학교 측에서 기숙사를 비워달라 해서 급하게 있을 방을 찾아야 했고, 비행기 티켓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서 일대 혼란을 겪었다. 거기다 런던에 계속 체류하는 청년의 경우에 가족도 없이 고립되어 있다 보니 정서적으로도 불안하고, 만일 약간의 감기 증세라도 있으면 더 그런 데다 자가 격리까지 해야 하니 더 난감한 상황이다. 먹을 거라도 사야 하니 안 나갈 수도 없고 그러자니 혹시 코로나바이러스면 어쩌나 싶어서 여간 고민이 아니다.
이러다 보니 청년들이 여기저기에 수소문해서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궁금한 부분들을 묻기도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아닌 것도 너무 많고, 좋은 정보가 있어도 서로 공유가 안 되어서 모르는 경우도 있어서 교회 차원에서 채널 하나를 만들 필요성이 있었다.
지난주 사역팀장들과 스카잎 미팅을 하면서 교회 내에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청년들을 도울 팀을 꾸려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청년부와 장년부 리더창에 올려서 자원한 7명의 성도들로 코로나 구제팀을 결성하게 되었다. 만일 봉사자들이 많이 나오면 한인 청년들 대상으로 확대해도 좋겠다. 도울 물품의 경우 성도들이 자원하며 모으기도 하고 재정이 필요하면 교회에서 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주에 구제 팀원들끼리 성도들 내에 어떤 필요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그 일들을 분배하고, 또 집행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들까지 정리해서 주말에 교회 전체 셀창에 올려서 성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코로나를 계기로 구제 활동을 교회에서 하나의 팀으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이런 팀이 교회 내에 있었으면 했다. 물론 이 팀은 코로나를 위해서 한시적으로 만든 거고, 참여한 팀원들이 다들 기존 다른 사역팀들에서도 중요한 일을 맡고 있어서 계속 병행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 이 팀을 이끌어주는 엄준원 조한빛 부부의 진면목을 알게 된 점은 참 감사할 일이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구제에 대한 마음을 갖고 한국에 있을 때 고아원을 방문해서 섬기기도 하고, 구제단체에 정기적으로 후원도 해 왔고, 여기 런던에 와서도 노숙자가 의외로 많은 것에 놀라워서 주말에 교회를 오고 갈 때 일부러 1-2시간 시간을 내서 준비한 음식을 그들에게 건네주며 복음을 전해왔다고 한다. 최근에 오래 머물 비자까지 받아서 다시 런던에 들어오게 되면서 교회 내에 구제팀을 만들어서 섬겨주기로 했다. 한 1년 정도는 전도팀 내에서 같이 활동을 하다가 인원이 채워지고 준비가 되면 또 하나의 정식 팀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사람마다 주신 은사들이 다 다르다. 바울이 교회 내 여러 은사들을 언급할 때 ‘긍휼을 베푸는 자’(롬 12:8)가 있다고 했다. 분명 모든 교회에는 이런 긍휼의 은사를 가진 성도들이 있다. 우리교회에서도 그런 자들이 모여서 구제팀을 만들어 런던에서 구체적으로 그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주께서 우리교회를 더 건강하게 세워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주님, 계속 잘 이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