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일부터 셀모임이 방학에 들어간다. 셀리더 모임 역시도 이번 주부터 방학이다. 그래서 9월 8일에 다시 셀모임이 시작된다. 다른 교회는 늘상 있는 일인데 우리교회는 이게 대개 어색하다. 만일 한 달 이상 안 모이다가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 예전처럼 모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벌써부터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혹은 셀모임이 너무 좋다 보니 아쉬워서 방학이어도 예전처럼 의무적(?)이지는 않더라도 계속 모이겠다고 하는 셀들도 있다.
셀 모임 방학을 해야 하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 올 초에 한국으로 돌아간 장년부 셀리더 부부가 있다. 1년 있으면서 정말 열심히 섬겨주고 갔다. 흔치 않는 영국에서의 그 짧은 시간, 누구나 가는 주말여행 대신 아이들 학교를 빼고 주중에 가더라도 주일은 꼭 지켰다. 셀 모임을 인도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돌아가기 전에 함께 식사하는 시간에 1년 동안 우리교회에서 신앙생활하며 감사했던 것을 나누면서 셀 모임 방학을 가져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 주었다.
이런 제안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방학 후의 후유증(?) 때문에 선뜻 결정을 못했었는데, 그 부부와 대화하면서 그 시간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부부가 영국에 오기 전에 출석했던 한국교회 역시 뜨거운 교회였고, 소그룹 리더들의 헌신도 대단했다. 그런데 그 교회는 일년에 한 번 소그룹 방학을 가진다고 했다. 그 시간을 통해 리더들이 매주 모임을 인도해야 하는 긴장감에서 벗어나서 한숨 돌릴 수 있고, 그러다가 개학하면 오히려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게 되어 좋은 쉼의 시간이 된다고 했다.
어느 교회나 그렇겠지만 소그룹 리더들은 교회 내에 다른 일에도 열심이고 자기 일에도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기 마련인데, 방학을 하면 못다한 일이나 미뤘던 일을 보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소그룹 사람들을 다 챙겨야 하니까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던 한 영혼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해보는 셀 방학이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도 되고, 그냥 모여도 괜찮다 싶어서 예전처럼 셀모임을 혹여 한다고 해도 우리 셀원들이 셀리더에게 쉼이 될 수 있도록 셀 모임을 누군가가 대신 리더해줘도 좋겠다. 아니면 공식적인 방학이니까 셀리더더러 잘 쉬라고 하고, 대신 예배 후에 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교제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
그러나 고려해 줘야 할 부분은 있다. 우리교회는 매주 새가족이 오는 교회이기 때문에 방학기간에도 새가족이 자기 셀에 배정되면 셀리더와 함께 따뜻하게 맞아줘서 교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하나님의 천지 창조가 밤에 시작해서 아침에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쉬는 밤 시간에 하나님이 일을 먼저 시작하신 것이다. 결국 참된 쉼은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데서 오는 것이다. 쉬는 법을 잘 배워야 바르게 일할 수 있는 법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에게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가”(마태복음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