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주님이 정해주신 그 자리에 왔다.

인천공항에서 런던 행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마음이 사뭇 무거웠다. 6년 전 처음 올 때는 10개월 동안 비자 받기 위해 기다리다 왔기 때문에 어서 빨리 가고 싶어서 22시간 경유하는 것도 힘든 줄 모르고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든 고향, 따스한 온돌방에 비스듬하게 누워서 편안하게 있다가 집안에 큰 어른이 오셔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차렷 자세로 바뀌는 기분이랄까? 눈치도 살피고 정신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 달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목회하시는 분들도 여럿 만나고, 반가운 성도들도 만나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들으면서 지난 나의 사역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새롭게 마음을 다짐하는 시간도 되었다.

처음 런던에 왔을 때는 잘 모르니까 그저 배운다는 마음으로 머리 팍 숙이고 상황 파악이나 잘 하자는 식으로 임했다면, 이번에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그렇게 무거웠나보다.

한국에 있는 동안 참 많은 사랑을 받고 격려도 받았다. 며칠을 집에 편안하게 머물며 사람도 만나고 치과 치료도 받으라고 배려도 해주시는 분들, 근사한 식당과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대접하며 그간 있었던 살아온 얘기를 듣는 것도 너무 좋았다. 6년이면 제법 긴 세월인데 전혀 그 간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 예전으로 돌아가 ‘옛날이 좋았어요.’라고 말씀들 하셨다.

90세 이상을 건강하게 산다 해도 인생의 절반을 이미 넘었으니까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이제 주님 만날 준비를 더 잘 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든다. 비행기에서 모처럼 여러 편의 좋은 영화들을 보았다. 총 한 방에 인생이 끝나버린 사람들을 보면서 나의 인생도 저렇게 쉽게 끝날 수 있는데… 그 생각이 드니까 아무리 무겁게 여겨지는 삶의 짐도 다 주께 맡기고, 주어진 시간과 힘을 정말 생명 살리는 일을 위해서 써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휴가 나갔다가 군대에 다시 복귀한 장병처럼 새벽을 깨우고,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더 영어공부에 집중하고, 체력이 영력이라는 말처럼 Gym에 꾸준히 다지며 근육도 키워가야 하겠다. 사랑하는 세 딸을 만나고 집에 와서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며 있는 동안 필요했던 옷이나 물건들을 캐리어에 다시 꺼내어 저 있을 곳에 두듯이, 이제 나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하나님이 정해주신 그 자리에 돌아왔다. 그래서 마음이 더 편한가보다. 자,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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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3일(3월 첫 주만) 센트럴 주일예배가 영국교회 행사 관계로 오후 3시로 변경되었습니다. 윔블던 예배는 동일하게 오전 10시 30분 입니다.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